지난 9일부터 나흘간 용봉문화관 4층에서 일곱 번째 광주인권영화제가 열렸다. 후문 일대에 해외인권 사진전과 미술로 본 전쟁 등의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리고 체육관 앞 주차장에는 휠체어 면허 시험장이 마련되었다.

우리 사회의 인권 현실을 고발하고 반전과 평화의 의미를 다시 새기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전쟁과 인간'이라는 주제의 영상물 18편이 상영되었다. "'버스를 타자'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우광희 양(사회·3)은 "영화를 보고 장애인에 대해 이해하고 우리사회의 소수자와 함께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한다. '반딧불의 묘'의 경우 밥에 야외 상영되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영화 작품이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관객들이 그리 많지 않아 다음 영화제 때는 홍보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는 광주인권운동센터 사무국장 최완욱씨는 말을 굳이 빌지 않더라고 이번 영화제는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용봉문화관 시청각실을 메운 관람객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유난히 빈자리가 눈에 띄었던 것. 후문 일대의 전쟁의 참상, 민간인 학살 등에 관한 해외인권 사진전이 마련되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전만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듣기만 했지 언제 하는 줄은 몰랐다"는 한 학생은 "인권영화제가 언제 하는지 알았더라도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권영화제에 대한 관심도가 낮음을 나타냈다. 인권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에 대해 그는 "바쁘다는 이유로 미처 관심을 갖지 못했거나 인권에 대한 고민을 평소에 하고 있지 않아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권문제를 직접 겪어보지 않아 내 생활과 거리가 있다"(우등균, 경영·1). "일상 속에서 자신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인권에 대해 무관심하다"(김 모, 응생공·2). 이는 7회를 맞는 인권영화제의 단면이다. 인권침해와 여성성차별, 외국인 노동자 차별 등 일상 속의 전쟁을 관람객들에게 깨닫게 하여 인권문제를 풀어가고자 했던 이번 광주인권영화제는 많은 학생,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려야 했다. "눈높이에 의해 세상이 달라보인다. 가장 밑바닥에서 위를 올려다 보는 세상이 가장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라고 저조한 참여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최완욱 사무국장. 영화제를 관람한 그를 만나고 돌아서는 발걸음에 씁쓸함이 묻어난다. 소수자를 위한 이번 인권영화제가 또 하나의 '소수자'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까닭일 것이다.

/정나래 전대신문 기자 jnroisea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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