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을 앞둔 한 달 전 밀양연극촌에서는 ‘오월의 신부’ 리허설이 진행됐다. 우리 대학 총장을 비롯 대학본부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윤택 감독이 원작 「오월의 신부」를 연극으로 담아내는 과정과 구성에 관해 이야기한 것을 정리해보았다. 오월의 신부’ 줄거리


이어 새벽 3시

“계엄군이 쳐들어옵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외치는 한 여성(그녀가 바로 오월의 신부였다)의 가두방송이 이어졌고, 무차별 사격이 시작되고, 도청은 계엄군에 접수되었다. 끝까지 도청에 남았던 사람들은 한 사람만 빼고 다 지상에서 사라졌다.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미쳐서 발가벗고 돌아다니며 노래한다. “나는 기뻐요 정말 기뻐요.....사람은 죽지 않는다 잠잔다하라아...”

이 연극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3시까지 전남 도청을 지켰던 교사, 자개공, 재수생, 웨이터, 신학생, 황금동 건달, 작부, 고아 등 익명의 소시민들 - 지금은 이 지상에서 사라져 버린 영혼들 - 에 대한 드라마다. 그리고, 죽기 직전 도청 커텐 천을 찢어 면사포를 만들고 혼례를 올린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기도 하다. 신부는 우리 대학 영문과 재학 중이던 여대생이었고, 신랑은 그녀를 찾아 서울에서 내려온 휴학생이었다.

518을 앞둔 한 달 전 밀양연극촌에서는 ‘오월의 신부’ 리허설이 진행됐다. 우리 대학 총장을 비롯 대학본부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윤택 감독이 원작 「오월의 신부」를 연극으로 담아내는 과정과 구성에 관해 이야기한 것을 정리해보았다.

/엮은이



- 연극 오월의 신부는 어떤 의미

황지우 시인의 「오월의 신부」를 원작으로 한, 5․18광주 항쟁을 다룬 연극이다. 이제 5․18은 역사적인 의미를 뛰어넘어 문화적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승화시켜야 한다. 광주 시민들의 문화적 자산이 되어야 한다. 때문에 이 연극은 역사적 사건 이전에 광주시민들이 사랑하는 연극이 되었으면 한다.  ‘오월의 신부’는 대중들이 충분히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작품이다.


- 연극에 대해서

원작 「오월의 신부」는 구조주의적 연극이다. 한 마디로 사실적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이성적으로 가능하면 누르려고 애썼다. 518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 사랑이야기지만 당대의 현실을 서사적이고,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후막은 드라마로 도청 안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그들은 마지막 날 도청에서 천천히 죽어가면서 소시민적 성향을 극복하고 인식이 전환된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가능하면 심한 노래와 엑티브를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 연극의 구성에 대해.

이 작품은 멜로 드라마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운동성이 약한 혁과 분명한 지식인인 현식은  생각대립이 명확하다. 따라서 혁과 현식의 견해차이로 연극을 이끌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한 달 정도 남은 지금 이러한 부분을 보충할 생각이다.


- 원작은 연극으로 만드는 과정

문학은 영상으로 뺐다. 문학적인 부분은 연극이 안되기 때문에 영상에 담아 뒷 배경으로 내보내는 타이포그래피로 표현했다.


- 첫 막에서 실제 허인호가 체모를 드러낸 채 발가벗은 장면이 나오는데.

난 황지우 작품에서 그거밖에 안보이더라(웃음). 외설처럼 안보이고, 예술로 느껴지지 않는가?


- 원작 중에서 가장 잘 담아내고 싶었던 장면은.

마지막 결혼식 장면과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는 장면이다. 특히 결혼식 장면에서 신부를 들어올릴 때는 모든 것을 잊고 즐거워하다가 전화벨이 울림과 동시에 ‘앗! 우리가 어디에 있지’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연극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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