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왔다. 작년 이맘때쯤 끝이라는 말은 내게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순간이었다. 돌아보면 시간이 참 빨리도 흘렀다. 외롭고 외로웠던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글을 쓰고 있자니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참 많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들어온 전대신문이었다. 단 한 순간도 이 자리를 허투루 생각한 적 없다. 자리의 무게를 알기에 두려웠고, 불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취재를 거부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자생활을 하며 타인에게 미움받는 것이 상처가 된 순간도 많았으나 결국 이겨내야 했다. 기자라는 이름을 달았을 때 나는 누구보다 강해졌다. 기자이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편집국에서 지새웠던 수많은 밤이 생생하다. 모든 순간이 찬란했다. 전대신문이 내게 준 것은 인생이었다. 나의 대학생활을 전대신문 네 글자로 정의할 수 있을 만큼이다. 아직도 전대신문과의 이별이 실감나지 않는다.

마지막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는 남다르다. ‘처음’이 더 무겁다고 생각했으나 ‘마지막’도 못지않은 것이었다. 남은 자들의 무게를 알기에 마음이 편치 않다. 후배 기자들이 이곳에서 지새워야 할 수많은 밤이, 이겨내야 할 순간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제 가장 아끼는 후배가 이 자리를 맡아줄 것이다. 힘들고 외로운 자리지만 잘 이겨내기를 응원한다. 함께한 나의 멋진 기자들에게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앞으로도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잃지 않고 전남대의 역사를 기록해가길 기도한다.

모든 날 모든 순간, 이 자리가 주는 무게를 잊지 않았다.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또다시 전대신문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전대신문과 함께할 수 있어 고마웠다. 이 신문을 거쳐 간 모든 기자, 취재원, 독자 여러분에게 행복이 가득하길 기도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