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란 씨(문화인류고고·19)는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어떻게 대상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 배웠다. 글, 그림 그리고 음악. 최 씨로부터 자연스레 퍼져나간 감성의 물결은 점점 더 커다란 파동을 일으키며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중이다.

최 씨는 스트릿 댄스동아리 ‘리블링’의 회장이다. 직책이 갖는 부담감과 부족한 체력 및 유연성을 극복하기 위해 스트릿 댄스 외에도 발레, 힙합 댄스 등 폭넓은 장르를 익혀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슬럼프를 이겨내게 해준 은인은 아카데미 선생님이었다. 그는 “모든 게 버겁게 느껴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순수한 열정 하나로 춤에 몰두하는 선생님을 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문화예술경영인’ 꿈을 향한 사람들의 반응은 최 씨를 자꾸만 가라앉게 했다. ‘그게 뭐야?’, ‘그거 해서 뭐 먹고 살래?’ 정체성에 혼란이 올 정도로 짙은 차별과 편견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그는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택한 길이 아니다”며 “강력한 소명의식, 현장에서 예술을 직접 마주할 때 느껴지는 가치와 성취감이 내가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다”고 말했다.

또한 최 씨는 “문화예술은 작품 제작 시 자본의 투입이 불가피하기에, 효율적 운영을 위해 경영과의 조합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외국과 달리 우리 사회에는 문화예술경영에 관한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지 않다. 그러나 최 씨는 언젠가 해당 분야의 존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공부를 이어 나간다.

기나긴 항해 끝에 닿을 곳이 어디인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최 씨는 멈추지 않는다. 아직 어둡지만 머지않아 빛이 드리울, 그가 사랑하는 ‘문화예술경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다른 모든 것을 놓아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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