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은 처음이고, 또 이런 일이 와락 올 줄은 몰랐으므로 무어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시인은 이런 일을 두고 시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그의 말을 들어 소설이 제게 말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은연중에 소설이 먼저 제게 말을 거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써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선이 더 선물 같다고 느낍니다.

소설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잘 덤비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다소 건방을 떨던 나날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때는 소설이 제게 침묵했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미련 없이 뒤돌아서서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그러나 건방을 버리고 다시 돌아서서 나는 소설을 잘 모른다고, 그러니 일단 덤벼 보겠다고 달려들었을 때 이런 소식이 들려와 참 기쁩니다. 그러나 그 기쁨에 움츠러들지는 않으려 합니다.

여전히 저는 소설을 잘 모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모르려 합니다. 그 여백을 보고 소설이 또 말을 걸 수 있게, 나아가 소설과 대화도 나눌 수 있게 계속해서 덤벼들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의 등을 두드려준 심사위원 분들, 저를 항상 응원해주었던 가족들, 이 글의 어깨를 떠밀어준 연인, 기타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바람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기침을 할 때마다 시선이 걱정되는 나날입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아득한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 모두 건강한 채로 또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 꼭,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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