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신문>은 지난 10월 26일부터 한 달간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와 함께 ‘청소년주도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과정의 결과인 학생들의 칼럼을 싣는다.

어떤 사람은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기분이 수백 번씩 좋았다, 나빴다, 슬펐다 반복한다. 현실에 치이기도 하고 언제나 즐거운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인스타그램을 보면 슬픔도 없고 부족함도 없고, 절망도 없이 다들 웃고만 사는 듯하다. 우린 그런 모습을 보며 ‘SNS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대리만족을 위해 나보다 더 잘 사는 것 같은 사람들의 피드를 보며 불나방처럼 쫓아가고 비교하며 자신만의 색을 잃어가고 있다.

처음 인스타그램의 등장은 그저 팔로워와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광고도 걸고 돈도 벌 수 있는, 또는 일상을 공유하는 일반 SNS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 즉 전시장으로 발전했다. 나의 프로필과 올리는 사진 한 장 한 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의 대상이 되고 나를 자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전시하거나 내세우는 자기 PR의 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좋은 것, 자신이 가진 남들과는 다른 것들을 인스타에 올리면서 안면도 없는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자 아등바등하는 것이다. 요즘 인스타를 보면 행복하지 않게 사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고, 원하는 곳은 어디든 여행 가는 그런 이상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실제로도 많은 사람이 인스타그램에 보이는 것과 같은 삶을 살고 있을까?
물론 정말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나쁜 것,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인스타그램이라는 전시회장에 나를 만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품으로 내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나’라는 전시품을 보고 달리는 평가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리는 게시물이 당연히 멋이 없어서도, 솔직해서도 안 된다.

이는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그저 좋은 가치를 가진 상품으로만 포장하기 위해 속 내용을 숨기는 것이다. 거짓스러워 늘 찝찝하고, 나 자체를 보여주고 싶을 뿐인데 웃는 얼굴만 보여주어야 하고, 웃는 모습만 보는 게 참 답답하고 기이하게 느껴진다.

상대방에 대해 잘 알려면 그 사람의 생각이 담긴 글이나 본모습을 봐야 한다. 하지만 상품으로 나를 내걸며 전시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는 전시회에 걸린 가치와 의식이 없는 마네킹이 돼버린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더 궁금해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의 폐해를 막기위해 모든 사회의 중심에 있는 인스타그램의 형식을 전시품이나 마네킹이 아닌 그저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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