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인기가 뜨겁다. 첫 회 0.8%(닐슨코리아)였던 시청률은 2.6%까지 상승했고, 계급 미션 평가 다음 회였던 4회 순간 최고 시청률은 4.2%를 기록했다. 특히 리더 계급의 미션이었던 ‘헤이 마마(Hey mama)’ 안무는 유행 정도의 새로운 지표가 된 ‘SNS 댄스 챌리지’의 중심 궤도에 있으며 두 번째 미션인 ‘메가 크루 미션’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10월 1일 오전 10시 기준, 2천 5백만 뷰를 넘어섰다.

우리가 이토록, 심지어 춤에 관심 없던 사람들 또한 스우파에 환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엠넷(M.net) 특유의 ‘악마의 편집’을 무력하게 만들며 출연 댄서 개개인의 매력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제시 말처럼 “컴퍼티션! 여자들끼리 하는 게 제일 재밌어!”라는 간단명료한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방송 전 공개된 글로벌 평가 영상을 통해 k-pop 군무가 진정한 춤꾼들에 의해 재해석된 모습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첫 방송은 1대1 댄스 배틀 씬으로 가득 채워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문화로 새로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스트릿 댄스’라는 장르 특유의 즉흥성, 예고 없이 나오는 음악과 프리스타일 춤선이 맞아떨어질 때마다 흥의 민족, 대한민국 대중들의 ‘내적 댄스 욕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더 나아가 그들의 창작 안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세대를 이끄는 k-pop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이 멋진 언니들이 구성했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놀라면서, 무대는 가수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비행소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댄서라는 직업이 이제 창작자, 예술가라는 인식으로 뒤바뀌어지고 있다는 데에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덧붙이자면, 조연이 빛을 보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가 아닐까 싶다.

또 스우파의 그라운드에서는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들이 벌어지곤 하는데 살벌한 경쟁 속에서도 꽃피는 서로에 대한 존경, 승패를 쿨하게 인정하는 진정한 ‘센’ 언니들의 모습에 감동의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여러 번의 패배를 안겨주었던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최선만을 향해 달려가는 춤에 대한 태도, 수년간 흘린 땀이 만들어낸 그녀들의 ‘근거 있는 자신감’에 많은 사람들이 동경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탈락하는 크루가 없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다양한 장르의 개성을 존중하는 스트릿 댄스처럼 이제 지겨운 경쟁보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받고 싶어 하는 시대의 목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만큼 빛이 나는 사람이 또 있을까. 댄서들의 경이로운 무대를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어쩌면 대중은 그들의 빛나는 열정을 보기 위해, 열정에 반사되는 위로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신정선(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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