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이 시작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다. 미얀마를 향한 지지와 연대를 상기하고자 <전대신문>은 미얀마 현지 대학생 5명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미얀마 대학생들의 현재 상황은?
A씨 : 학교에 가지 못해 온라인 자료로만 공부하고 있다. 언제 인터넷이 끊길지 모를뿐더러 VPN(가상 통신 사설망)을 사용해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친구 몇몇은 유학을 준비 중이지만, 대부분 그럴 형편이 못 된다. 지역 무장 단체와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지원하며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
D씨 : 노령의 할아버지, 뇌졸중을 앓는 할머니를 모시고 쿠데타를 피하고 있는 데다가, 코로나까지 더해진 최악의 상황이다. 친구네 가족은 마을이 불타 집을 잃어 신생아를 안고 피난을 떠나야 했다.
E씨 : 군부는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국민들을 죽이고, 마을 전체를 불태운다. 시내 곳곳에 총을 쏘고 갑자기 잡아가는 경우도 많아 늘 조마조마하다.

Q. 쿠데타 이후 대학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나.
A씨 : 대학생들은 군부 정권 아래서 공부하려고 하지 않는다. 군부 하에 있는 우리에겐 희망과 미래가 없는 것 같다.
B씨 : 모두가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고, 싸우기 위해 훈련 캠프와 시위에 참여한다. 누군가는 시위 도중 격렬하게 싸우다가 살해됐고, 또 누군가는 이유 없이 체포돼 고문을 당한다.
C씨 : 쿠데타 전 모든 대학생활은 ‘청춘’이었다. 친구들과 놀고 과외도 하며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살아왔다. 당시 가장 큰 고통이었던 시험기간은 지금의 고통과 비교할 수조차 없다.
D씨 : 쿠데타 전날 밤까지 친구들과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며 설렘 가득한 시간을 보냈다. 지금 그들 중 몇몇은 감옥에 있다. 시골로 도피한 학생, 시민 불복종항쟁에 참여하는 학생, 모금활동을 주도하는 학생 등 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혁명에 동참하고 있다.
E씨 : 우리 대학의 일부 교수님은 처음엔 쿠데타에 복종하며 대학교 개강을 반대하기도 했다. 학생회 회장인 나는 2월부터 시위를 관리했다. 그 후 나는 인세인(Insein) 감옥에 잡혀갔고 3개월이 지나서야 나올 수 있었다.

Q. 쿠데타 이후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
A씨 : 우리의 미래는 하룻밤 사이 파괴됐다. 미얀마 디지털 산업은 이미 큰 피해를 입어 와이파이에 접속하기조차 어렵다. 우리에겐 신념을 말할 권리가 없고, 군인들이 거의 모든 교차로와 신호등에 경비를 서고 있어 오후 8시 이후에는 나갈 수도 없다.
C씨 : 쿠데타 3개월 후 군부는 학생회 회원들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학생 시위대를 이끌었던 나는 군부의 눈을 피해 도망가야 했다. 체포당사자가 없는 경우 가족 일원을 막무가내로 잡아가는 경우가 많아 가족 역시 집에 있을 수 없었다. 가족들은 민주주의 운동이 위험하기 때문에 나를 응원하진 않지만, 반대도 하지 않는다. 다행이라 생각한다.
D씨 : 2월 1일에 군부로부터 몸을 피하신 아버지를 아직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는 국경 지역부터 인도 쪽까지 피해 다녀야 했다. 이제는 모든 식구가 이곳저곳으로 도망 다니고 있다.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Q. 미얀마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길 바라는가.
A씨 : 국민 정부가 다시 권위를 얻고 국민을 위한 일을 하길 바란다. 상황이 어서 회복됐으면 좋겠다.
D씨 : 혁명이 성공한다면 공산주의뿐만 아니라 미얀마의 보수적 사고방식까지 개선돼 나라의 모든 것이 발전할 것이다. 혁명을 성취해낼 것이라 믿고 있다.
E씨 :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친구들과 공부하고 노는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

Q.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B씨 : 국민이 투표로 정부를 선택하는 것이다. 군대는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 밑에 있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에 의해 선출되므로 투표 결과를 정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C씨 : 모든 사람이 평등한 인권과 동등한 투표권을 가지는 것이다. 민족 간의 신뢰를 되찾아 연방 민주주의를 이룬다면, 미얀마는 크게 성장할 것이다. 어쩌면 쿠데타 이전보다 성장할지도 모른다.

Q. 국제사회에 바라는 점은?
A씨 : 미얀마 사태를 꾸준히 뉴스에 노출해 진실을 공유해줬으면 한다.
B씨 : 쿠데타가 끝날 때까지 싸울 총, 드론, 무기가 필요하다.
C씨 : 전쟁으로 발생하는 망명자들을 도와줬으면 한다.
D씨 : 우리의 중립내각(특정한 정당에 한정되지 않은 내각)을 국민 정부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Q.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A씨 : 목소리를 높여 지지해 주는 것에 감사하다. 여러분에게 받은 성원을 절대 잊지 않겠다.
C씨 : 혁명 이후 더욱더 강해질 미얀마를 위해 꾸준한 관심을 부탁한다. 긴 여정 끝 승리의 순간이 올 때까지 이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D씨 : 부당한 일에 입을 다물어서는 안 된다. 미얀마의 부패를 온 세상이 알게끔 도와 달라.
E씨 : 누구에게나 자신의 신념을 말할 권리가 있다. 한국이 우리의 편에 서준 것에 감사를 전한다.

E씨가 편집국에 보낸 말을 끝으로 적는다.
“We must be the last Generation to revolt the military dictatorship”
우리는 군사 독재 정권에 저항할 마지막 세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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