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다 신문사를 나서면 제1학생회관 바로 앞, 청춘들의 파티가 이미 시작돼있다. 잔디 위로 하나 둘 모인 이들은 추억을 나누고 술잔을 부딪친다.

지금은 ‘5·18광장’이 된 일생 앞의 잔디밭. 우리는 모두 그곳을 ‘봉지’라고 부른다. 아주 오래전부터 봉지는 우리 대학의 피크닉 명소였다. 방역수칙으로 인해 술집에 10시 영업제한이 생기면서, 학생들을 위한 한낮의 쉼터는 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그러나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밤의 캠퍼스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봉지에서 피크닉을 즐긴 학생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면서 학교 곳곳에는 배달 용기와 깨진 술병이 나뒹굴기 시작했다. 봉지 이용객들이 버리고 가는 양심에, 봉지를 폐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질 정도다.

모순된 행복이다. 누군가는 봉지에서 행복을 느끼고, 다른 누군가는 환멸을 느낀다. 한번 버린 쓰레기가 또 다른 쓰레기 무단 투기를 낳고, 그곳은 얼마 지나지 않아 쓰레기 더미가 된다. 사소한 무질서가 더 큰 무질서로 이어지는 것이다.

청춘을 즐길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동시에 타인의 자유에 고통받지 않을 권리도 누구에게나 있다. 젊음의 열기를 간직하고자 하는 청춘들이 이 자유에 응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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