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6일 만난 짧은 머리의 서동호 씨

“가장 짧게 잘라주세요”
가슴까지 오는 긴 머리카락,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온 듯 결의에 찬 목소리, 한치의 망설임조차 찾아볼 수 없는 낯빛까지. 기부를 위해 2년간 길러온 머리카락을 자르는 서동호 씨(사학·19)의 모습이다. <전대신문>이 소아암 환우를 위한 머리카락 기부로 선한 영향력을 몸소 보여준 서동호 씨를 만나봤다.

지난달 11일 서 씨는 2019년부터 기른 머리카락을 ‘어머나 운동본부’(어린 암 환자들을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본부)에 기부했다. 그는 야구선수 김광현의 모발 기부로 처음 머리카락 기부를 접했다. 이후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아암 환자를 보며 모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열정 가득한 시작이었지만 머리를 기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서 씨는 “장발로 지내는 동안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빠진 머리카락까지 모아가면서 최대한 많은 양의 모발을 기부하고자 노력했다.

▲ 2년 간 머리를 기른 장발의 모습

어색한 긴 머리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어린 환자들에게 힘이 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는 서 씨. 남성의 모발 기부가 드물기에 성취감과 뿌듯함이 더욱 컸다고 한다. 취업과 대학원 진학이라는 현실 속에서 꾸준한 모발 기부는 힘들더라도 언제든 기회가 찾아온다면 다시 기부를 할 생각이다.

서 씨는 소아암 환우 같은 ‘사회적 소수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그는 “작은 관심은 실천을 불러일으키고, 실천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사소하지만 선한 영향력이 하나의 파장이 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서 씨의 모발 기부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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