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 기자의 취재노트 - “불편하게 생각하지 마시길”

이번 기사를 작성하며 했던 고민 중 하나는 ‘노랫말 속 문법 오류를 시적 허용으로 볼 것인가’였다. 노랫말도 시만큼이나 운율을 중요시하기에 문법 오류를 지적하고 고치는 것이 월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술은 무시하고 문법만을 강요하는 사람으로 비칠까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기사가 완성돼갈수록 두려움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나의 ‘진지함’으로 우리말의 바른 사용을 끌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그 자리를 메웠다. 모르는 것보단 아는 게 낫고, 알게 된 순간 의식하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노랫말의 문법 오류를 찾아내 수정하라고 하는 시위가 아니다. 단지, 대중이 잘못된 우리말을 당연한 듯 흥얼거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다. 바른 우리말로 노래하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이야기하는 글임을 독자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


2. 박 기자의 취재노트 - “시시하고 소소하지만 섬세한 변화”

취재 도중 평소 나의 등하굣길을 책임진 노래를 여럿 마주쳤다. 특히 교복을 입던 시절부터 함께 해온 ‘분홍신’이나 ‘썸’ 같은 곡들에도 문법적 오류가 숨어있었다니! 누구보다 대중음악을 사랑한다고 자부했던 사람으로서, 이번 취재는 내게 충격과 공포 그 자체로 다가왔다.
일상에서 마치 밥을 챙겨 먹는 것처럼 음악을 챙겨 들어왔지만, 그 속에 이런 엉터리 문법이 숨어있는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라’는 유명 어구처럼, 음악과 가까이 지냈지만 정작 그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찬찬히 생각해 본 경험은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대중음악을 포함한 실생활에서 올바른 한국어가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늘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지금은 그저 시시하고 소소할 뿐인 나의 의지가 언젠가는 섬세하고도 강인한 변화로 되돌아올 것을 굳게 믿는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