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작성, 물품 정리, 식재료 검수 하고 나면 이마에 땀방울 … 힘들어도 행복

우리에게 밥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식사의 개념을 넘어, 단순한 안부 인사나 의례적인 표현을 대신하기도 하고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따뜻한 밥 한 끼가 그 자체로 힘이 되기 때문일까? 여기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밥 한 끼 그 이상의 온기를 전달하는 이가 있다. 제1학생회관 구내식당을 고소한 밥 내음으로 채우고 있는 영양사 김지우 씨의 하루를 소개한다.

 

#당신을 위한 한 끼 식사, 이렇게 준비돼요
6시 50분. 새가 지저귀며 아침을 알려준다.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몸이 적응해 버린 탓인지 항상 정확한 시간에 눈이 떠진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다 보면 어느새 집을 나설 시간이 다가온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20분 남짓한 거리. 그는 아침의 선선한 공기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 후 사무실에서 가운을 걸치고 나면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다. 먼저 주방에 들러 오늘 나갈 식단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이어 재고 확인과 물품 정리, 식재료 검수까지 하고 나면 주방에서도 음식을 조리하는 분주한 소리가 들려온다. 조리된 음식을 검식하고 맛을 보완하는 일도 영양사의 담당이다. 열기 가득한 조리실을 한 바퀴 돌고 나면 그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힌다.

▲ 창고에서 재고를 확인하는 모습

다음 업무는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식단을 작성하는 것이다. 김 씨의 손에서 출발한 식단은 구내식당 담당 업체와 조리원의 검사를 거쳐 여러 차례 수정 된다. 그렇게 완성된 최종 식단을 토대로 식료품을 발주하면 큰 산은 넘은 셈이다. 김 씨는 긴 시간을 들인 만큼 식단에 자부심과 애정을 갖는다고 한다. 잘 꾸려진 한 끼 식사로 든든히 배를 채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김 씨에게 쏟아지는 업무를 견디는 원동력이 된다.

바쁜 업무 중 잠깐의 휴식시간이 찾아왔다. 김 씨는 다음 주 식단을 미리 구상하거나 새로운 메뉴를 연구하느라 분주하다. 언제나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그. 식사를 마친 손님들로부터 잘 먹었다는 따뜻한 한마디를 들을 때면 그간 했던 고민의 시간들을 보상받는 듯하다.

▲ 식단을 작성하는 중이다.

#퇴근 그리고 또 다시 출근
오후 3시, 석식이 없는 여름방학 동안의 퇴근시간이다. 영양사로서의 업무를 마친 김 씨는 두 번째 출근을 준비한다. 퇴근 후의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기 위해 샐러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다.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의 최종 목표는 자신만의 가게를 꾸리는 것. 제과에 관심이 많은 그는 훗날 디저트 카페를 차리는 것이 꿈이다. 다양한 경험이 미래의 양분이 되리라 믿기에 김 씨는 오늘도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처음엔 타지에서 홀로 미래를 준비하는 게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사소한 행복을 찾으며 극복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김 씨는 “지금 힘든 것은 곧 좋은 일이 생긴다는 뜻이니, 모두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퇴근 후 다시 아르바이트를 한다.

모든 일정이 끝나는 시간은 8시. 어두워진 밤거리를 지나 도착한 집에서도 김 씨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그는 곧장 책상 앞에 앉아 자격증 공부를 시작한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기에 배움을 멈추지 않는 그는 부족함 또한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며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공부를 마치고 나니 어느새 시간은 12시. 다시 시작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누우면 길었던 하루가 끝이 난다.

▲ 집에 돌아와 자격증 공부를 하는 모습

#영양사가 보내는 편지
매일을 열정과 긍정으로 살아가는 그에게도 마음이 편치 않은 순간이 있다. 바로 코로나로 인해 한적해진 구내식당을 마주할 때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식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 힘든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씨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먼저 온 손님들이 음식을 많이 가져가다보면 뒷손님들에게 제공할 음식이 부족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잔반을 줄임으로써 음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며 “식당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먹을 만큼만 담아 잔반을 줄이는 데 동참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간혹 조리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불친절하게 대하는 손님도 있다”며 “고생하는 조리원에게 조금이라도 친절하게 대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씨는 제1학생회관 구내식당을 찾아주는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모두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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