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앞에서 성명서 발표하는 5·18 단체

고(故)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90) 씨가 항소심 법정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9일 광주지방법원을 방문했다. 그간 항소심 판결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전 씨가 법정에 첫 출석한 것은 불이익을 예고한 재판장의 경고 때문이었다.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오후 1시 법원 앞에서는 5·18 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성명서를 낭독하며 “재판부는 더 이상 피고인 전두환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보장해서는 안 된다”며 “법리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법의 심판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소인 측 법률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는 “형사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는 최소한의 성실한 태도를 보여달라”며 "진실을 마주하고 고백해야 할 때"라고 요청했다.

또한, 고(故) 조비오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양심 고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씨는 “이 세상에서 역사와 국민 앞에 역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협조하는 마음으로 양심 고백을 통해 참혹했던 만행의 진실이 바로잡히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분노가 뒤끓었던 법원 밖과 달리 전 씨는 재판이 시작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재판정을 떠났다. 취재를 나간 현장에서도 전 씨의 모습을 포착하기 어려울 만큼 황급히 떠난 모습이었다.

한편, 다음 재판은 채택된 증인과 함께 8월 30일에 이어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