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신문방송사 편집제작실 맞죠?” 나는 2019년 3월 전대신문의 문을 두드렸다. 대학에 적응하기도 전에 수습기자 모집 소식을 들었고 지원해 합격했다.

수습기자가 되어 교육을 받고 첫 기사로 ‘사진보도’를 배정받았다. 당시 학교 대운동장에는 축구대회가 한창 진행중이었는데 관심 있는 분야를 취재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좋았던 기분도 잠시, 국장님이 원하는 느낌의 사진이 없어 3일 내내 뜨거운 햇볕 아래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고르니 기사 제목이 문제다. 제목을 고르지 못해 3일 동안 퇴근을 제시간에 하지 못했다. 다른 기자님들은 어려운 주제로 기사를 쓰고 있어 차마 질문하지도 못하고 눈치만 봤다. 이렇게 힘들게 나의 첫 기사가 완성됐다. 면접 때 말했던 당찬 포부와는 달리 현실을 제대로 맛봤다.

나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독자가 가져가는 것을 보고 힘들다는 생각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또한 취재원이 기사를 잘 읽었다고 연락이 오면 그때서야 긴장이 풀려 편히 쉴 수 있었다. 가족과 친구의 응원 그리고 독자의 평가는 보람을 느끼게 했고 나를 더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숙사를 떠나 본가에 거주 중이던 나는 학교에 자주 갈 수 없었다. 국장님과 기자님들이 나의 사정을 배려해주시기도 했지만 취재의 특성상 직접 가야하는 경우가 더 많았기에 힘이 들었다. 몸과 정신이 지쳐 그만 해야 되나 하는 고민을 자주 했었지만 다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열심히 달려 팀장이 됐다. 평가를 받던 입장에서 평가를 하는 입장이 되어 어색했다. 아직 부족한데 후배 기자를 봐줘야 하는 사람이 됐다. 내 기사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후배 기자들의 기사까지 챙기려니 부담이 됐다. 가끔은 꼰대처럼 사소한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선배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제 길고 길었던 기자 생활을 마무리할 시간이 왔다. 2년 반 동안 정말 열심히 달렸다. 취재원과 연락이 닿지 않아 혼자 고뇌에 빠졌던 적도 있고 내가 쓴 기사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느라 마감을 늦게 한 적도 있다.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한 나의 노력이었지만 온전히 나의 부족함이었다.

새내기 때 당차게 두드렸던 전대신문의 문을 이제는 닫고 나가야한다. 별다른 학교생활을 하지 않았던 나에게 전대신문은 대학생활 전부와도 같다. ‘더 열심히 해볼걸’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 좋은 후배 기자님들이 많기에 더 좋은 <전대신문>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후배 기자님들에게 한 가지 당부를 드리자면 학교의 역사를 본인의 이름과 함께 기록한다는 자부심과 ‘시대를 바로 보는 청년의 눈빛’이라는 전대신문의 사명을 잊지 말고 정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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