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AI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AI는 2020년에서 2021년까지 동안 뉴스, 인터넷 포털에서 하루가 멀게 등장하였습니다. 비단 미디어뿐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일상 가운데에서도, 시장에서도, 농가에서도, 산업 현장에서도, 그리고 이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의 연구 주제에서도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AI는 그만큼 우리 일상에 깊게, 그리고 심각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들어보았지만 모두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는, 오늘의 주제는 AI입니다.

AI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AI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첫째는 Artificial Intelligent, 인공지능을 뜻하는 약자이고, 둘째는 Avian Influenza의 약어로 조류독감을 뜻하는 약자입니다.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접하는 AI인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 추론, 지각,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로 실현한 기술을 통칭합니다. 이를 통해 컴퓨터가 인간의 뇌를 모방하여 지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고, 컴퓨터를 뛰어넘어 인터넷, 휴대폰, 심지어는 자동차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편, 또다른 AI인 조류독감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조류의 전염성 급성호흡기증후군을 의미합니다.
주로 철새들이 조류독감의 매개체로 알려져 있고 가금류가 주 피해 대상이지만, 변형 바이러스가 많아 인간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한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조류독감,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지향해야 하는 바가 같습니다. 바로 다양성입니다. 보다 정교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정보를 받아 해석하고 결과를 추론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정보의 조합이 선행되며,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상황 속 수많은 다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한편, 조류독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집단의 다양한 유전형질 확보가 필요합니다. 조류독감 발생에 따른 야생조류와 가금류의 폐사율에 대한 결정적 차이는 바로 유전 형질의 다양성에서 기인합니다. 이는 건강한 개체부터 허약한 개체까지 집단 내 고루 분포하는 야생조류와 알을 잘 낳기만 하는 개체들만 선별하여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진 가금류 중, 어느 집단에서 전염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은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입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를 지나 다양한 정보의 새로운 조합이 각광받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효율이 지상과제였던 과거의 패러다임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올 겨울, AI의 대유행에 수십만 마리의 생명이 떼죽음 당하는 뉴스를 보며 ‘다양성’이라는 단어가 더욱 절실히 떠올랐습니다. 과연 이 시스템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지 말이죠.

이주현(생물과학·생명기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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