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부드럽습니다. 겨우내 마른 대지와 공기는 며칠 전 내린 봄비에 적셔진 신선하고 촉촉한 숨을 쉽니다. 꽃들은 봄소식을 서둘러 전하려 망울망울 모여 있습니다. 아름드리 굵은 느티나무는 나이테의 한 줄을 새기기 시작합니다. 이 모두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들입니다.

전대신문의 지난 호(2021년 3월 2일, 제1624호) 1면은 “총학생회, 당선 석 달 만에 '탄핵' 위기”라는 타이틀로 시작하였습니다. 일정대로 학생 총회는 끝났고, 리모델링을 마친 제1학생회관에 입주할 동아리방들과는 달리 총학생회실만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모두들 반겨하였을 3년 만의 총학생회! 학생은 물론 교직원 모두 학생들의 자치 능력에 박수를 보냈고, 아쉬운 2년의 공백을 뒤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그랬습니다.

그러나 우여곡절의 과정 끝에, 총학생회장은 그의 약속대로 사퇴하였습니다. 명예만은 소중히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의 것만이 아닌 전남대인 모두의 명예입니다. 그래서 '당당한' 전남대인이고, 그래야 '자유로운' 전남대인이라 자신합니다.

옹이 하나 박히지 않은 나이테 없듯, 가장 깊은 속으로부터 새 나이테가 만들어지듯, 그 과정과 생성이 쉽지 않고 힘들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튼튼해질 것입니다.

대학 본부와 학생처는 향후 총학생회의 보궐선거 및 학생들의 행사와 활동에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앞으로의 모든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기원합니다. 학생 여러분이 힘차고 즐거워야 대학입니다. 그래야 교수님, 직원 선생님들도 덩달아 신이 날 것입니다.

언젠가, 일출을 기다리던 언 발이 땅을 두드리며 종종거릴 때 마침내 매찬 바람을 뚫고 결국엔 솟아오르고야 만 태양을, 학생 여러분 한 번쯤 맞이한 적이 있으시나요? 그 벅찬 가슴을 다시 꺼내세요. 새로운 마중을 준비하세요.

교정의 어느 양지에서 핀, 그 수줍던 태양빛 머금은 봄망울 한 송이 드립니다. 내가 당신에게, 당신이 나에게 드립니다.

김태완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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