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대 앞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의 모습. 학생들이 분향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있다. (사진=조서연 기자)

40여 년의 세월 동안 인문대 앞 벤치(인벤)에서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나눠준 서길자 할머니가 3월 26일 우리 곁을 떠났다.

그동안 할머니는 ‘인벤스라빈스’라는 별명과 함께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겨울에는 귤과 오징어 등을 판매하며 학생들의 곁을 지켰다. 늘 유쾌한 미소와 함께 꾹꾹 눌러 담은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셨던 서길자 할머니, 학생들은 할머니와의 추억을 저마다 회상하며, 진심을 담은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우리 대학 인문대 3호관 앞에는 할머니를 기리는 임시 분향소가 마련됐다. 학생부터 교수, 지역 주민들까지 이곳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유족들은 분향소를 찾은 이들을 위해 할머니가 생전에 판매했던 사과를 준비했다. 긴 시간 할머니와 함께 했던 학생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선물인 것이다.

우리 대학 학생이 우리 대학 교수가 되기까지, 긴 세월을 함께 한 만큼 학생들에게 할머니의 의미는 특별하다. 빈소를 찾았던 이인겸 씨(법학전문대학원 석사과정)는 “대학원 입시에 실패했을 때 할머니께서 주셨던 귤 한 봉지가 잊히지 않는다”며 “다음에 합격하면 된다고 엉덩이를 토닥여주시던 할머니 덕분에 힘을 냈다”는 따뜻한 일화를 전했다.

또한 임시 분향소를 지켰던 이명노 씨(지구환경과학·14)는 “총학생회에 출마했을 당시 할머니께서 뜨거운 물을 담은 페트병으로 핫팩을 만들어 건네주셨다”며 “할머니의 따뜻함을 보고 자란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서 선행을 실천하는 모습을 할머니께서도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5·18 당시 도서관에서 몸을 숨기던 학생들의 끼니를 챙겨준 이래로 우리 대학에 터를 잡고 좌판을 운영해온 서길자 할머니. 더 이상 ‘인벤스라빈스’는 볼 수 없지만, 우리 대학 구성원은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사과를 두 손 가득 쥐고 있는 학생들 (사진=이선정 기자)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