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및 포장 서비스의 급증, 마스크와 개인 위생용품 폐기물 등으로 쓰레기 감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비닐 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t으로 11.1% 증가했다.

필자 또한 하루를 되돌아보면 정말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일회용 마스크나 소독 티슈는 물론이고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커피나 음료의 테이크아웃 컵 등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기 일쑤다. 사소하게 소비하는 물건들의 포장지, 생활용품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합치면 며칠 만에 쓰레기봉투가 가득 찰 정도다.

필자는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면서도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쓰레기 문제는 늘 환경 문제로 언급됐지만 직접 실천하고 변화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캠페인을 알게 되었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쓰레기 배출을 ‘0(제로)’에 가깝게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이 사례를 공유하는 캠페인이다. 필자는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습관들을 실천하고, 지구를 생각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보고자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게 됐다.

제로웨이스트, 제대로 알고 시작하자!
제로웨이스트 실천 첫날. ‘어떻게 해야 쓰레기양을 줄일 수 있는지’, ‘재활용·재사용은 어떻게 실천하는지’ 이미 인터넷에 공유된 정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정보들을 따라 하려니 오히려 지금 쓰고 있는 물건을 버리고 새로운 제로웨이스트 용품을 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필자로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존재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자들의 모습은 너무 이상적이었고 그들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 진정한 제로웨이스트가 맞을까 하는 괴리감을 주었다.
그래서 이상적인 제로웨이스트 실천자들의 모습을 찾기보다는 환경 칼럼을 찾아 읽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겠다고 장바구니를 사고, 친환경 제품들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쓰고 있는 물건들이 새로운 생활 쓰레기가 되어 자연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잘 활용해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제로웨이스트의 중요한 원칙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원래 가지고 있던 물건을 최대로 활용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로 했다. 제로웨이스트를 지키는 5대 원칙 ▲거절하기 ▲줄이기 ▲재사용 ▲재활용 ▲부패를 기반으로 필자의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실천 수칙을 정했다. ‘편의’보다는 ‘환경’을 생각하는 생활 습관을 만들고자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것이다.

다음은 필자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수칙이다.
▲필요 없는 물건 거절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재활용이 불가능한 물건 소비하지 않기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확실히 하기 ▲비닐봉지 및 휴지 등 일상생활 쓰레기 줄이기

주지 마세요! 필요 없는 물품 거절하기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필자는 식사를 배달로 때우는 날들이 많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2일 차, 배달 주문에 ‘반찬 및 일회용품을 주지 마세요’라는 문장을 주문 사항에 넣기 시작했다. 음식만 달랑 배달 오는 것이 허전한 듯했지만 오히려 쓰레기 처리도 간단했고, 줄어든 쓰레기양에 뿌듯했다.
하지만 배달은 어쩔 수 없이 음식 용기 쓰레기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직접 매장에 가서 음식을 포장 해오게 됐다. 필요 없는 휴지나 비닐봉지는 거절하고 개인 용기나 에코백을 이용해 음식을 포장했다. 배달의 편리함이 그리울 때도 있었지만 필요 없는 물품을 거절하고 줄여가는 것에 익숙해져 갔다.

▲ 음식 포장 배달시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사진은 비닐봉지와 필요 없는 일회용품을 거절하고 음식을 방문 포장한 모습

필자는 커피를 정말 좋아해 하루에 1, 2잔씩 마시곤 하는데, 그때마다 일회용 컵과 뚜껑, 빨대와 컵홀더까지 아주 많은 플라스틱을 소비하게 된다. 하루 배출 쓰레기 대부분이 커피와 관련돼 있었기 때문에 외출할 때마다 텀블러를 챙겼다. 처음에는 짐이 늘어 무겁다는 생각도 했지만 텀블러를 사용하는 건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요즘은 카페 주문 옵션에 개인 컵 사용 옵션이 마련돼 있거나 몇몇 카페에서는 개인 컵 사용 시 300~500원의 돈을 할인해주기도 했다. 쓰레기도 줄이고, 할인도 받고.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사용했다. 사진은 카페에서 텀블러를 이용해 커피를 받는 모습


조금 번거롭지만 어렵지 않은 제로웨이스트
휴지나 물티슈, 비닐봉지 같은 물품들은 생각보다 하루 사용량이 많다. 작은 부분이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장바구니와 손수건을 챙겨 다니기 시작했다. 손을 씻고 닦는 핸드타월 대신 손수건을 이용했고 종이가방이나 비닐봉지를 받지 않고 가방에서 장바구니를 꺼냈다. 처음에는 그런 물건들을 꺼내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았지만, 필자의 모습을 통해 자신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야겠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보며 의지를 다졌다.

▲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장바구니와 손수건, 텀블러를 챙겼다. 사진은 달라진 외출가방과 물품들

생각보다 제로웨이스트를 하며 힘들었던 것은 마트나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갔을 때였다. 쓰레기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 물건의 포장이 거슬렸다. 묶음 포장이나 불필요한 2중 포장, 혹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합성소재 포장 등이 대부분이었기에 물건을 집는 것이 망설여졌다. 무언가 소비한다는 것 자체가 쓰레기를 만드는 일 같아 거기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컸다. 물건을 살 때 재활용마크가 있는지 자세히 확인하고, 재활용이 쉬운 단일 소재 제품이나 자연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찾아 사게 됐다.

▲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자연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기로 했다. 사진은 새로 구매한 친환경 대나무 칫솔의 모습

또한 잘못된 방법으로 분리수거를 해 재활용되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재활용 방법도 상세히 찾아 분리수거를 했다. 라벨지를 떼고 깨끗이 씻어 쓰레기를 배출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시행된 ‘투명 플라스틱 분리배출 의무화’ 내용을 보고 투명 플라스틱을 따로 분리했다. 하지만 기숙사에는 투명 플라스틱 분리 배출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아쉬웠다.

▲ 쓰레기 줄이기 만큼 중요한, 제대로 버리기. 사진은 올바른 재활용 분리배출 방법을 확인하고 실천한 모습

플라스틱 용품이나 일회용품을 삶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개인 위생용품 사용이 당연해지기도 했고 자취 생활을 하면서 다회용 물품들을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하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환경을 생각하고 필요 없는 플라스틱 소비를 지워내는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지만 실천하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했다. 플라스틱 소비를 얼마나 줄여야 하고 어떻게 배출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도 했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줄이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올랐고 내 편의보다는 쓰레기 줄이기에 초점을 맞춰가게 됐다.
제로웨이스트에 정답은 없다.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조금씩 변형해 적용하면 된다. 거창해 보이는 제로웨이스트에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면, 주방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텀블러를 꺼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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