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봄, 꽃···. 설레는 단어들이 떠오르는 3월이다. 따뜻한 봄날, 우리 대학 구성원들은 어디서,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전남대학교에서 9번째 학기를 시작했다는 5학년의 일상을 소개한다.

아침에 펼쳐진 침대 위 강의실

▲ 침대 위에서 비대면 수업을 듣는 모습

8시 50분. 일어나자마자 노트북을 켠다. 교수님이 올려주신 화상강의 주소에 연결한 뒤 바로 화장실로 향한다. 대충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은 다음 다시 노트북 앞으로 돌아온 시간은 8시 57분. 오늘도 무사히 등교 완료다. 교수님이 수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아침으로 사과를 먹는 여유도 부린다.
작년부터 이번 학기까지 세 번째 비대면 학기를 겪고 있는 차 씨는 비대면 수업에 익숙하다. 수업을 듣는 장소는 주로 침대 위다. 책상 앞에서도, 부엌 식탁에서도, 카페에서도 수업을 들어봤지만 침대 위에서 수업을 듣는 게 가장 집중이 잘 됐기 때문이다. 침대 책상 위에는 노트북이, 침대 주변에는 책과 노트들이 늘어져 있다.

▲ 침대 책상에 펼쳐진 '열공'의 흔적

21학점을 듣는다는 차 씨의 수업은 오후까지 이어진다. 복수전공과 부전공까지 하는 데다 학기 중에 현장실습과 자유학기를 해서 졸업까지 전공 학점이 많이 남았다. 취업준비까지 병행해야 하지만 비대면 수업이라 부담이 덜하다는 그.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니 등하교 시간이 줄고 수업과 수업 사이 남는 시간들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다음 수업까지 시간이 여유로우면 점심을 먹기도 하고, 과제를 하기도 한다. 너무 피곤할 때면 잠시 누워 쉬기도 한다. 편한 옷을 입고 편한 장소에서 수업을 들으니 수업 집중력도 높아진다.

늦은 점심을 먹고 아르바이트로 기분전환!
수업을 다 들은 차 씨는 외출 준비를 한다.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서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취업준비를 하며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다보니 공부를 하면서도 막막했다는 그.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무기력감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게 아르바이트다. 그에게 아르바이트는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는 활동이다.

▲ 영어학원에서 아르바이트 시작!

영어학원에 도착했다. 교실에 들어가 수업준비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몰려 들어온다. 초등부와 중등부를 맡게 된 차 씨. “선생님!”을 외치며 들어오는 초등학생들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조잘거리기 바쁘다.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들을 보며 에너지를 얻는 순간이다. 이어지는 시간은 중등부.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은 교실에 들어오면서부터 표정이 안 좋다. 어르고 달래서 공부를 시키는 그의 마음도 좋지 않다. 마냥 밝은 초등학생들부터 까칠한 중학생들까지 상대하다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수업이 끝나고 빈 교실을 정리하며 아이들을 떠올린다. 더 못 챙겨준 아이들은 없는지, 실수한 건 없는지 되돌아본다. 수업 준비하고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이 지치긴 하지만 얻는 점이 더 많다는 차 씨.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나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짐을 챙겨 학원을 나온다.

끝나지 않은 하루, 깊어가는 밤
학원을 나온 차 씨. 밖은 이미 깜깜해졌다. 그가 향한 곳은 카페다. 자격증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집에 들어가면 쉬고 싶으니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학원 근처나 집 앞 카페에 가서 남은 공부를 하는 편이다.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는 새로운 카페를 가거나 친구를 불러 함께 공부하기도 한다.

▲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향한 카페

집에 도착하니 자정 무렵이다. 씻고 누운 차 씨는 밀린 연락들을 확인하고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비슷한 일상이지만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과 감정들을 기록한다. 하루의 피로가 해소되는 자기만의 시간이다. 그리고 내일 할 일을 정리하고 잠에 든다.
모든 취업준비생들의 하루가 차 씨의 하루와 비슷할 것이다.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과 함께 바쁜 하루를 보낸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맞게 가고 있는지, 그 끝은 어디일지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멈출 순 없다. 주변에서는 간간이 누가 어디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아직 취업을 못했다는 현실 때문에 가족들의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 즉흥 제주 여행의 추억

지난달에는 친구와 즉흥적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는 차 씨. 너무 울적할 때는 모든 생각을 버리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고 추천한다. 그는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씩 준비하다보면 모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다 원하는 바를 이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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