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혐오를 낳는다. 작은 불신이 만들어낸 혐오가 누군가의 목숨을 옥죈다.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도 그러하다. 익명의 유저들은 누구를 향해 자꾸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일까. 분노라는 감정에만 집중해 표출하다 보면 그 분노는 결국 본질을 잃는 듯하다. 방향을 잃은, 목적지 없는 분노는 잘못된 여론을 형성하기 쉽다.

총학생회 선거 독려 이벤트로 진행된 경품 추첨 조작 의혹부터 총학생회장의 탄핵 절차 진행까지, 익명의 커뮤니티는 본질을 잃은 분노의 연속이었다. 해명하라고 요구한다. 해명한다. 이번엔 그 해명을 어떻게 믿느냐며 근거를 가지고 오라고 말한다.
끝까지 의심하는 것은 좋다. 대학의 학생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것은 학생사회의 권리를 위한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혐오는 학생 자치를 죽이는 길이 될 수 있다.

혐오를 멈춰야 한다. 부당한 일에는 분노하되, 혐오해서는 안 된다. 그 누구에게도 타인의 존엄성을 해할 권리는 없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와 피해자를 양산할 뿐이다.

익명은 무기가 아니다. 실명을 들고 활동하는 이들이 공인이라고 해서 욕먹어 마땅한 자격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다. 부디 익명성에 숨어 인간성을 해치지 말기를.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