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청춘의 순간을 함께했던 학교와 작별인사를 하는 날, 바로 졸업이다. 몇 년간의 추억이 깃든 학교에서 학사모를 던지며 사진을 찍어야 할 졸업 시즌이 찾아왔지만, 대학가는 조용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대부분의 대학은 학위 수여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어느새 2년째, 왁자지껄하게 축하를 주고받던 졸업 풍경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졸업을 대표하는 소리, 찰칵!
찰칵, 찰칵. 졸업식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단연 사진을 찍는 소리다.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지인들과 학위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사진은 추억을 기록하는 가장 생생한 상징이다. 가족에게 학사모를 대신 씌워주기도 하며, 사진으로 졸업의 행복을 저장한다.

▲ 졸업식마다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주고받던 꽃다발은 이번 졸업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사진은 2018년 2월 열린 졸업식 당일 민주마루부터 1학생회관까지 늘어선 꽃다발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모습

축하의 마음을 담아 주고받은 ‘꽃다발’
완연한 봄이 움트기 전, 아직 쌀쌀한 날씨에 전기 학위 수여식이 열린다. 졸업은 꽃다발을 한 아름 안은 학생들의 미소 가득한 얼굴이 만연한 순간이다. 교문 앞과 졸업식 행사장 근처에서 다채로운 꽃다발을 펼쳐 놓고 파는 판매상들의 모습을 보면 관계없던 행인들도 오늘이 졸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위 수여식이 비대면 졸업식으로 대체되면서 화훼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규모로 치러졌던 학위 수여식
민주마루에서 대규모로 치러졌던 기존의 학위 수여식에서는 학위 수여 수상자 여러 명이 무대에 올라 인증사진을 찍었다. 학위 수여식 뒤편에서는 자녀의 자랑스러운 수상 소식을 기록하고자 하는 학부모와 사설 전문 사진사의 가격 흥정도 심심치 않게 지켜볼 수 있었다. 어색한 학사모를 고쳐 쓰며 손에 들린 상장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던 풍경이 생생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언택트 졸업식
학사모를 하늘 높이 던지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하던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됐다. 한 번뿐인 설렘 가득한 졸업식이 이제는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을 찍는 왁자지껄한 소리도, 화려함을 뽐내는 꽃다발도, 캠퍼스를 가득 채운 발걸음도 보이지 않는 온라인 졸업식. 학위복 대여를 해주는 타 대학도 있지만 우리 대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학위복 대여와 포토존 설치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학사모를 쓰게 될 순간에 대한 학생들의 아쉬움이 캠퍼스에 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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