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0년은 다사다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가 빼앗아간 일상은 그 누구라 할 것 없이 고단했다. 즐겨 가던 카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돌리게 되고, 마스크 뒤에 감춰진 얼굴은 표정조차 읽기 힘들다.

필자는 올해가 시작될 무렵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세운 계획이 가득 있었다. 토익 850점 이상, 한국사 자격증취득, 대외활동 3개 이상 하기부터 일주일에 1권 이상 독서 하기, 친구들과 해외여행 가기 등 자기 계발과 힐링을 위한 목표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계획들 중 실천에 옮긴 것은 겨우 4개밖에 되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이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갔다. 코로나 블루가 필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나보다. 한없이 무기력하고 나태해지는 기분만 들었다. 단순히 시간이 흘렀다가 아니라 시간을 잃어버렸다가 더욱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는 나날이었다. 

지난달 서울에 사는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필자가 고민이 있을 때마다 현명한 조언을 구하던 사람이 었다. 코로나로 이런저런 계획을 못 지켰다는 한탄을 하자 그 친구는 뭐 어떠냐는 듯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공모전을 위한 야외촬영이 어렵게 되자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집안에서 코로나19 극복 영상을 촬영한다고 말했다.

‘지금껏 나는 코로나로 핑계를 대고 있던 것은 아닐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된다. 이 쉬운 것을 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는지, 무력한 본인 의지를 핑계 삼을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새삼 반성하게 됐다.

계획을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한 시기에는 더욱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시간은 흘러간다. 그저 하릴없이 보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원하지 않으나 내년 역시 올해와 같다면 필자는 어떻게든 계획한 일정을 달성해볼 예정이다. 물론, 방역수칙은 준수하면서 말이다. 플랜A가 안 되면 플랜B로 꾸준히 차선책을 강구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새로운 다이어리를 펼칠 시간이 된 것 같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