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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빼기, 나 더하기’ 디지털 디톡스■ <전대신문> 기자의 12일간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기
표성혜 기자  |  tnduf7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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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08  0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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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소비, 교류, 체험하는 것에 익숙한 MZ세대. 이들은 하루에 많은 시간을 디지털 미디어 기기·플랫폼과 함께하고 있다. 이제는 몸 일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스마트폰 과의존 심각성에 관한 물음에 78.7%가 ‘심각하다’고 응답했고 본인의 스마트폰 과사용에 대해 36.6%가 ‘이용 시간이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필자 또한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핸드폰을 찾아SNS 알림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일어난 이후에도 노래 듣기, SNS 업로드, 유튜브 사용 등으로 쉼 없이 핸드폰을 사용한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요즘에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더 심각하다. 집에서는 영상시청과 SNS 사용에 대부분을 쓰는 탓에 디지털 기기 사용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됐다.

필자는 무슨 일을 하든 핸드폰을 몸에 지니고, 눈이 감기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사용한다. 이렇다 보니, 어느 순간 디지털 기기 없이 생활할 수 없어지는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덮쳐왔다. 말로만 듣던 ‘디지털 중독’의 초기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필자는 중독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기 없이도 온전한 하루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디지털디톡스’를 시작하게 됐다.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일상생활에서 휴대전화, TV,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기 위한 수칙들을 정했다.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 제한하기 ▲ 휴대전화 침대로 가져가지 않기 ▲ 특별한 목적 없이 SNS 접속하지 않기 ▲ 종이책을 보는 시간을 늘리기 ▲ 하루 30분 산책 및 운동하기 ▲ 디지털 디톡스 여행 떠나기

디지털 기기의 굴레, 벗어나 보자!

 

   
▲ 핸드폰 끄는 모습

디톡스 첫날, 일어나자마자 거실에 요가 매트를 깔았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였다면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 알림을 확인하며 침대에서 시간을 보냈겠지만, 오늘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매일 보던 SNS 알림이 궁금하기도 했고, 처음 하는 아침 스트레칭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디지털 중독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굳건히 세웠다.

평소에 핸드폰 사용을 자제하고 다른 일을 하려고 하면, 얼마 안 돼 다시 TV나 노트북을 찾게 됐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려고 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멈춰있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심심하고 어색한 순간들이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집에 머물렀다. 가족들이 TV를 시청하는 바람에, 필자 역시 ‘TV 보지 않기’ 수칙은 지키지 못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늘 거실에 TV가 켜져 있었고 가족들의 대화마저도 TV 프로그램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필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디지털 기기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휴대전화 없는 하루도 괜찮아

휴대전화를 침대에 가져가지 않고 잠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처음 하루 이틀은 침대에 들어가는 시간을 늦추기도 했다. 침대에서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잠이 들기까지의 시간을 온전히 참아내야 한다는 것이 막막했다. 하지만 막상 휴대전화 없이 누우니 오히려 빨리 잠이 들었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도 쉽게 침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멀리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몸을 일으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예상과는 달리, ‘핸드폰이 없는’ 침대는 이점이 더 많았다. 침대에서 핸드폰을 하지 않으니 수면 시간이 규칙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를 보느라 밤을 새우지도, 유튜브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다.

   
▲ 핸드폰 보는 대신 책을 읽는 모습

3일 차를 보내고 나서야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인터넷 텍스트에 익숙해진 탓에 종이책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디지털 기기가 생활에서 조금씩 빠져나가고 나니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여가시간에는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디지털 기기의 소음이 사라지니 차분히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몰입하기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 좋은 책으로 하루를 채우는 것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경제 관련 책을 읽으며 하고 싶었던 주식공부도 시작할 수 있었다. 늘 생각에서 멈췄던 것들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됐고, 허비하는 시간을 활용하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었다.

디지털 기기와 거리두기

5일차에는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외출을 했다.

   
▲ 디지털 기기 없이 산책하는 모습

핸드폰을 몸의 일부처럼 느꼈던 필자에게는 엄청난 결심이었다. 바람을 맞으며 집주변 천변 공원을 산책하기도 했다. 휴대전화 없는 외출에 ‘혹시 급한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무언가 허전한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찾아 가방을 뒤적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집에 와서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연락이 많이 온 것도아니었고, 사람들을 만날 때 핸드폰을 보는 것이 무례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전시관으로 디지털 디톡스 여행 떠나기

9일 차에는 디지털 디톡스 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멀리 가지는 못했지만, 가까운 전시회를 찾아갈 수는 있었다. 환경과 자연, 그리고 언택트 시대를 주제로 하는 전시가 한창이었다. 조용히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하고 색감과 소리 등 작가 전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시장 내에 준비된 체험을 즐기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SNS와 넷플릭스 같은 디지털 컨텐츠에 익숙해져,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경험들이었다.

디지털 기기가 다양화되고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기기를 완전히 삶에서 배제할 수도 없었다. 코로나 19의 대유행으로 최근 전자식 출입명부 사용이 많아지면서 휴대전화가 인증 플랫폼이 되기도 했고, 집에만 있다 보니, 자연스레 SNS나 게임 등에 눈을 돌릴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일부분이라도 지워내는 체험을 하며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디지털 디톡스 12일 간의 체험 후 핸드폰 사용시간이 줄어든 모습

사실 많은 시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측면을 이미 경험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자주 눈이 피곤하고 목이 저릴 정도였지만, 삶에서 디지털 기기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하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했다. 첫날,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면서 점차 하루하루 알차게 채우고자 노력하게 됐다. 생각만으로 멈췄던 것들을 실천할수 있는 환경과 마음가짐이 생긴 것이다.

코로나 블루로 의욕 없이 하루를 보내는 날들이 많은 요즘, 스스로 디지털 기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일과에서 디지털 기기를 줄여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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