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 뒤에 숨어 혐오 조장하는 일부 사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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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혐오 발언
우리 대학 ‘에브리타임’ 익명게시판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혐오 행태는 캠퍼스 간, 또는 학과 간 분란 조장성 발언이다.

<전대신문>이 ‘에브리타임’ 에서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업로드된 게시물을 살펴본 결과, 광주캠퍼스와 여수캠퍼스 간 불화를 조성하는 글은 22건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학과 및 단과대를 비하하는 글도 비일비재하게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불편을 느끼는 학생들은 “사용자들은 익명 게시판 에티켓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시하기도 한다. 농생대 ㄱ씨는 “캠퍼스 내 불화를 조성하는 내용의 글을 마주하면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 글이나 댓글도 적지 않게 게시되고 있다.

지난 8월 19일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시체 팔이’로 폄훼하는 댓글이 달려 논란이 됐다. 이에 다른 사용자들은 대댓글을 통해 “우리 대학과 연관된 역사적 사건과 시민들의 아픔을 함부로 폄하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성별과 관련해 혐오를 조장하는 글도 상당수 게시된다. 그 때문에 “성별에 대한 혐오 발언을 금지하자”고 주장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문선영 씨(신문방송·19)는 “남성, 여성 가리지 않는 성별에 대한 혐오나 분란을 조장하는 글이 꾸준히 게시되는데, 이러한 글을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도 넘는 선정적 게시판
더 심각한 문제도 있다.

현재 우리 대학 에브리타임에는 ‘전남대의 50가지 그림자’라는 게시판이 있다. 이 게시판은 성관계 상대를 찾거나 음란한 이야기를 할 상대를 구하는 게시물로 채워져 있다. 도를 넘은 음란한 게시물들의 수위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또 이러한 내용의 글이 많은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핫 게시판’에 게재되는 일도 많아지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농생대 ㄴ씨는 “도를 넘는 선정성 게시물이 ‘핫 게시판’ 까지 올라오는 것을 보고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며 “게시판을 통해 사람을 만났다가 피해를 본 사람도 있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해당 게시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앱·대학 차원 규제는 부재…사용자 모두가 자정 필요성 인식해야
‘에브리타임’ 애플리케이션 게시물, 댓글의 제재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신고 여부에 달려 있다.

에브리타임은 신고가 누적된 게시물에 대해서만 삭제 조치를 취하고 있어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혐오 표현이 사용자들에게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에브리타임 내에서 이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성별· 지역별 특정 대상에 대한 차별 및 비하 정보에 대한 자율규제 강화를 권고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에브리타임은 별다른 규제 강화를 하지 않고 있다.

또한, 개인 애플리케이션인 만큼 대학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용자들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일부 사용자들의 노력만으로는 혐오 발언을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자유 게시판에 혐오 발언을 멈추자는 글을 올렸다가 오히려 신고를 받아 이용이정지된 경험이 있는 인문대 ㄷ씨는 “사용자 다수가 자정에참여하지 않으면, 에브리타임에서 혐오 발언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사용자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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