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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멈춤’
조서연 기자  |  tjdus76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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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5  2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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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세상이다. 따뜻한 밥 한 끼 지어먹는 가장 평범한 일상조차 평범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지만, 모두가 바쁘고 소란스러운 일상을 살아가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은 누구나 살 수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누구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필자는 입체적인 등장인물 설정을 위해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바쁜 세상에서 내 안의 소리를 듣고, 진정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각박한 세상 속에서 진정한 ‘나’와 대화를 나누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 살면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페르소나를 쓰게 된다. 필자는 자신의 페르소나가 가끔 너무 많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낀 적도 있었다. 학교에서는 학생의 신분, 전대신문에서는 기자로서의 신분, 밖에서는 홍보대사로서의 신분, 아르바이트생으로서의 신분 등. 필자가 맡은 여러 가지의 신분은 이따금 자신을 짓누르기도 했다.

중압감을 느끼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까닭은 작가의 꿈을 꾸고 있는 필자에게 ‘직접 경험’이란 글을 창작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온전히 ‘경험만이 자산이다’라는 가치관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급급하게 살아왔다. 스스로 선택한 도전임에도 즐기지 못했다. 오직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스스로를 재단하고 채찍질하기만 했다. 힘들어도 해내려 하면 결국 해낼 수 있으니 더 빠르게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필자에게 ‘멈춤’이란 독이었다. 인생 첫 실패를 겪었던 어느 날 필자는 힘차게 달려나가던 레인에서 멈춰 서고야 말았다. 그때 가장 야속했던 존재는 시간이었다. 시간은 멈춰 선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제 갈 길만 바쁘게 갈 뿐이었다.

그러나 그때가 나 자신의 전환점이 되었다.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 덕분에 마음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 내 안의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달려가지 않아도 나를 마주함으로써 천천히 걷고 있던 것이었다.

잠시 멈춘다는 것은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멈춰있는 시간에서 비로소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멈춤이 될 것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는 말이 더욱 와닿는 요즘이다. 잠시 멈춰 서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혹 휘몰아치는 내일에 지치지는 않았느냐고. 이내 마음의 목소리가 대답할 것이다. 돌아봐 줘서 고맙다며, 함께 내일을 힘차게 달려 나가 보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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