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술에 취한 여성들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준영과 최종훈에게 각각 징역 5년,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형량이 죄질에 비해 가볍다는 사실 자체로도 충격적이었다.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했다는 것을 이유로 1심에 비해 형량이 가벼워졌다는 사실에는 한숨만 나왔다.

비슷한 성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제도의 개선과 가해자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지만, 매번 흐지부지 사라졌다. 또 다른 피해자가 등장할 때마다, ‘새롭게’ 일어난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은 사건들이 그야말로 ‘n번째’ 쌓여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세상을 만들었다.

얼마나 더 목소리를 내고 분노해야 악의 연대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에 살기 위해 같은 일에 분노를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예견된범죄’가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이제는 악의 연대기에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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