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꽃이 활짝 피었다. 학교에 사람이 가장 많이 돌아다닐 시기인데도 카페나 공원 등 사람들이 모일 공간은 예년에 비해 스산하다. 사람들은 깔끔한 유리문 안쪽 에이포 용지로 붙여진 텍스트 뒤에 전등이 켜있나 꺼져있나 확인하는 것이 다반사다. 이래저래 죄송하다는 그리고 미안하다는 내용이다. 죄송할 일도 미안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어딜 가나 꽃을 대신한 글씨가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을 반기지 않는다. 그나마 사람을 반기는 데는 가게들일 것이다. 문을 닫은 가게도 드문드문 보인다. 코로나 19는 세계인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마스크와 손소독을 비롯한 일상 방역이 자연스런 매너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벗고 싶은 것은 어쩌면 ‘심리적인 마스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에게 예전처럼 마스크를 벗는 날이 언제쯤 돌아올까. 이 상황이 과연 어떻게 달라질지 누구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들은 바뀐 일상을 받아들이고 가족과 사회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상에 충실하면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싸우고 있다. 손님이 없어 잠시 문을 닫은 가게에 내붙은 ‘죄송합니다’는 쪽지를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이 상황이 우리의 일상을 되찾으려는 전쟁이라면, 포켓에서 담배를 꺼내는 군인처럼 잠깐 입 밑으로 마스크를 내리는 잠깐의 즐기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다고 말해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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