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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리와 함께한 캠퍼스, 그 자취를 따라가다■ 전남대의 소리풍경 ⑨ 광주캠퍼스 구성원 설문
차지욱 객원기자  |  joj__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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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30  22: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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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풍경(soundscape)이란 소리를 뜻하는 ‘sound’와 경관을 뜻하는 접미어 ‘scape’의 복합어로, 귀로 파악하는 풍경을 의미한다. 1960년대 북아메리카에서 활발하게 전개된 생태학 운동을 배경으로, 캐나다 현대음악의 거장인 머레이 셰이퍼(R. Murray Schafer)가 창시한 용어다. <전대신문>은 우리 대학의 자연, 학생활동, 역사 등의 주제로 다양한 소리를 수집해 1602호(3월 18일)부터 연중 기획 보도 중이다.

<전대신문>은 지난 9월, 우리 대학(용봉캠퍼스) 재직 교직원을 대상으로 ‘전남대 소리풍경’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교직원 32명이 설문에 응했으며 응답자의 약 81%(26명)가 11년 이상 우리 대학에 근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16개 질문으로 이뤄진 설문조사는 모두 주관식 답변으로 이뤄졌으며 복수응답이 가능했다. 이번 호에서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근무한 구성원들이 들어온 우리 대학의 소리풍경을 살펴본다.

◆ 새와 전대생의 공통점은? 재잘재잘 캠퍼스에 빠질 수 없는 소리!

 

   
▲ 농과대 주변에서 서식하는 직박구리 모습

전남대 용봉캠퍼스를 대표하는 소리는 ‘새소리’와 ‘일상 대화 소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대 용봉캠퍼스하면 떠오르는 소리’로 응답자들은 까치소리 등의 ‘새소리’, 유학생들의 대화소리를 비롯한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각 13번 언급했다. 그 다음으로는 ‘풍물패소리’가 11번로 뒤이었다. 음대생들의 ‘음악소리’와 전대방송 ‘점심 라디오’에서 들리는 소리 등 음악소리도 9번 언급되며 노랫소리와 함께하는 흥겨운 캠퍼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5·18 임을 위한 행진곡’, ‘학생들 연설 소리’, ‘집회/시위 소리’, ‘함성소리’ 등 우리 대학을 상징하는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소리도 총 7번 언급됐다. 그 외 오토바이와 공사장 소리(각 5번), 자동차와 곤충 소리(각 3번), 물과 꽃/잎, 아이들 발걸음 소리(각 2번) 등도 우리 대학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소리였다.

‘신화적 혹은 상징적인 소리’로는 대다수가 ‘5·18 민주화운동 소리’를 언급했다. ‘5·18 민주화운동 소리’(6번), ‘5·18 관련 음악 소리’(3번), ‘5·18 광장의 소리’(2번)가 답변에 등장했다. 그 외 ‘풍물 소리’, ‘봉황소리’와 ‘용지의 물오리 울음소리’, ‘지저귀는 새소리’, ‘매미소리’,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 ‘바람소리’, ‘노래 소리’, ‘행사 때 부르는 교가 소리’도 우리 대학을 상징하는 소리로 언급됐다.

‘캠퍼스에 가장 어울리는 소리’로는 ‘일상 대화 소리’가 15번 언급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인 응답으로는 ‘학생소리’가 7번, ‘웃음소리’가 4번, ‘대화하는 소리’와 ‘토론하는 소리’가 각 2번씩 언급됐다. 그 다음으로는 ‘새소리’(9번)와 ‘음악소리’(6번)가 캠퍼스에 어울리는 소리로 답변됐다. 그 외 풀벌레 소리와 매미소리 같은 ‘곤충소리’, ‘바람소리’, ‘자연의 소리’, 눈동자 구르는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 같은 ‘수업/공부하는 소리’도 언급됐다.

반면 캠퍼스에서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건물 공사장 소리’와 ‘스피커 소리’와 같은 인공적인 소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없애버리고 싶은 소리’에 대한 답변으로 건물 공사장 소리가 4번 언급됐다. 또 ‘대운동장 마이크 소음’, ‘스피커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 ‘주민들의 라디오 소리’ 등 스피커 소리도 총 4번 등장했다. ‘자동차 소리’(8번)와 ‘오토바이 소리’(8번), ‘태극기 집회 소리’(2번), ‘풍물소리’(2번)도 듣기 싫은 소리로 나타났다.

◆ 계절의 변화, 시간의 변화를 알려주는 ‘다양한 소리’

소리를 통해 시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전대방송의 아침 ‘라디오 소리’(6번), 등교하는 ‘발걸음 소리’(5번), 지저귀는 ‘새소리’(3번), 출근하는 ‘자동차 소리’(3번)는 용봉캠퍼스에 아침을 알려주는 소리로 드러났다. 낮으로 변하며 학생들의 ‘대화 소리’(11번), ‘웃음 소리’(3번), ‘자동차 소리’(2번), 전대방송의 점심 ‘라디오 소리’(2번), ‘식당으로 모여드는 소리’(2번)가 캠퍼스를 채웠다. 저녁이 되며 소리풍경도 변했다. 응답자는 ‘운동하는 소리’(5번), ‘고요함’(5번), 퇴근하는 ‘자동차 소리’(4번), ‘오토바이 소리’(3번), ‘풍물 소리’ (3번), 퇴근하는 ‘발걸음 소리’(3번), ‘퇴근을 준비하는 소리’(2번)가 캠퍼스의 저녁을 상징하는 소리라고 답했다.

계절에 따라 소리풍경도 변했다. 학생들의 ‘대화 소리’(7번), ‘새 소리’(6번), ‘웃음 소리’(4번), ‘꽃 피는 소리’(2번), 신입생과 재학생이 함께하는 ‘OT관련 소리’(2번)가 봄을 알려주었다. 여름이면 ‘분수대 물 흐르는 소리’(4번), 장마철 ‘비 내리는 소리’(8번), ‘매미 소리’(8번), ‘새소리’(3번)가 들렸다. 가을 캠퍼스의 대표적인 소리풍경은 ‘축제 소리’(7번), ‘낙엽치우는 소리’(4번), ‘낙엽 소리’(8번), ‘나뭇잎 밟는 소리’(3번). ‘단풍이 물 드는 소리’(2번)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요한 겨울 캠퍼스는 ‘바람 소리’(8번), ‘눈 내리는 소리’(5번), ‘눈 밟는 소리’(5)가 채웠다.

◆ 추억의 ‘민주화 운동 소리’

   
▲ 민주화 시위 소리로 가득했던 1987년 용지 풍경

‘기억이나 추억에 남은 소리’, ‘지금은 들을 수 없는 소리’, ‘크게 변화한 소리’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 소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억이나 추억에 남은 소리 항목에서 민주화 운동 관련 요소가 18번 언급됐다. 또 지금은 들을 수 없는 소리로도 ‘5·18민주화 운동 시위 소리’가 14번 언급됐으며, 크게 변화한 소리도 ‘시위 소리’가 15번 언급되며 세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기억이나 추억에 남은 소리의 구체적 요소로는 ‘최루탄 터지는 소리’(5번), ‘민주화 외치는 소리’(4번), ‘5·18집회 소리’(4번), ‘운동가요 소리’(1번), ‘5·18연설 소리’(1번), ‘5·18광장의 함성’(1번), ‘울부짖는 소리’(1번), ‘함성’(1번)이 등장하며 민주화운동의 열망으로 가득 찼던 과거 우리 대학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 외에도 2002년 5·18광장에서 월드컵 경기를 응원했던 소리(1번), 학군단 거수경례 소리(1번), 축제 때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주막 소리(1번) 등이 기억이나 추억에 남은 소리로 언급됐다.

지금은 들을 수 없는 소리로 ‘총학선거 홍보소리’, ‘공중전화 통화소리’, ‘분필소리’, ‘엿장수 소리’, ‘2000년 이후 학생들이 연설하는 소리’가 한 번씩 등장하며 과거에 존재했던 다양한 소리풍경을 보여줬다. 크게 변화한 소리로는 ‘외국인 학생들의 대화소리’(2번), ‘휴대전화 벨소리’(2번), ‘새롭게 듣게 된 소리’로는 ‘2000년대 이후로 오토바이 소리’(4번), ‘자동차 소리’(3번), ‘현재 공사 소리’(3번), 2010년대 이후 ‘외국인 학생들 대화 소리’(3번). ‘핸드폰 음악소리’(2번)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에도 ‘고양이 소리’, ‘경비시스템 구축 이후 출입문 개폐음’, ‘승강기 소음’, ‘컴퓨터 자판소리’, ‘스마트폰 통화소리’ 등이 캠퍼스에 새롭게 등장한 소리로 한 번씩 언급됐다.

◆ 후학들을 위해 남기거나 보존해야 하는 ‘자연의 소리’

   
▲ 대학에서 자주 듣기 힘들어진 풍물 치는 소리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새소리’(3번), 생동감 있어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학생들 소리’(2번). 인생관 설정 및 사회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는 ‘동료와 나눈 담소 소리’(1번), 지루하지 않은 출근길을 만들어주는 ‘아침방송 소리’(1번) 등은 우리 대학에서 사라지면 안 되는 소리다. 그 외에도 ‘생활에 도움을 주는 소리’로 소속감과 애교심이 생기는 ‘교가 소리’(1번), 마음의 안정을 주는 ‘음악 소리’(2번).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을 주는 ‘고양이 소리’(1번), 연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책장 넘기는 소리’(1번)가 ‘생활에 도움을 주는 소리’로 언급됐다. 기계음 중에는 유일하게 ‘잔디 깎는 예초기나 낙엽 날리는 기계소리’가 등장했으며 그 이유로는 ‘기분을 상쾌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 대학은 후학들을 위해 ‘새 소리’(8번), ‘사물놀이 소리’(5번), ‘토론 소리’(3번) 등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 ‘녹지가 많이 파괴되고 있다’, ‘숲이 있는 캠퍼스를 남겨 주고 싶다’ 등의 이유로 새 소리를 비롯해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를 보존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캠퍼스와 어울리는 소리인 전대방송의 ‘점심 방송 소리’(2번)와 ‘점심시간 교가 소리’(2번)도 보존돼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학생들이 놀고 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도시락 먹고 노래 부르는 소리’(1번)가 캠퍼스에 남아야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사물놀이 소리’(5번)가, 학교 발전을 위한 학생들의 목소리인 ‘총학생회 집회 소리’(1번)가 학내에 들려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1980년대 휴식과 충전의 장소였던 법대, 인문대, 사회대, 상대 앞 언덕에서 ‘소프트볼하고 응원하는 소리’(1번)에 대한 그리움도 답변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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