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형식의 자치기구 도입” 의견도…제도적 차원의 지원 필요

지난 4일로 예정돼 있던 2020 총학생회 선거가 입후보자 부재로 무산됐다. 단과대 학생회도 13곳 중 ▲간호대 ▲공과대 ▲농생대 ▲생활대 ▲약학대 ▲자연대의 6곳에서만 구성됐다. 이에 학생자치기구의 필요성에 의문을 지니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투표 참여 줄어…당선 투표율 낮추도록 세칙 변경도
지난 11월 우리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2020 농생대 학생회 선거와 관련해 “투표율이 50%가 넘지 않는데도 왜 학생회가 구성됐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지난달 20일에 선거를 진행한 농생대는 노의찬 정후보(원예생명공학·18), 곽다희 부후보(원예생명공학·18)가 82.3%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이에 대해 2020 농생대 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ㄱ 씨는 “학생회 후보자가 등록해도 투표율이 넘지 않아 당선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단과대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아도 당선되도록 세칙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간호대도 학생회를 구성하기 위해 당선 투표율을 조정했다. 전 간호대 학생회장 김민정 씨(간호·17)는 “간호대 학생들의 특성상 3, 4학년 학생들이 선거 기간에 실습을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당선 투표율을 낮추지 않고는 학생회를 구성하기 어려워 세칙을 조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 의견 수렴 역할 기구는?
학생자치기구인 총학생회, 각 단과대 학생회 등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본부나 각 단과대에 의견을 전달하고 갈등을 조율하는 일을 맡아왔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학생회 역할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공과대 ㄱ 씨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 표출하기 위해서는 이를 대변하는 학생회가 필요하다”며 “기존의 학생회 조직이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면서 점차 학생자치에 무관심해지고 학생회 자체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회’라는 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며 학생회가 아닌 다른 기구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태희 씨(사학·19)는 “‘학생회’를 구성하는 대신 각 단과대 학생회들의 연맹 체제가 이뤄진다면 각 단과대간 균형·감시 기능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연합’ 방식은 축제 등 많은 학생이 참여하는 행사를 기획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지원 뒷받침돼야
한편, 학생자치기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문대 ㄴ 씨는 “학생회의 구성원 역시 학생이므로 오로지 학생회 활동에만 집중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같다”며 “학생회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지급 혜택 등 이익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북대는 학생회와 중앙집행국 구성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경북대 학생과 관계자는 “학생회가 구성되면 해당 학생회 일원 중 등록금 수혜 내역에 따라 등록금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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