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요즘 옛날’이 1020세대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문화를 젊은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뉴트로’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뉴트로(New-tro)’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뜻한다. 뉴트로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패션, 음악,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오래됨’
할머니 집에서 볼 법한 옛날 자개장과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식탁보. 최근 1020세대 사이에서는 이러한 옛날 감성의 카페가 유행하고 있다. 어릴 적 추억을 환기하는 초록색 플라스틱 그릇은 핫플레이스의 필수품이다.

이러한 ‘요즘 옛날’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중고 옷을 판매하는 빈티지샵이나 구제샵은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하다는 뜻의 ‘힙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뉴트로를 주로 향유하는 계층은 밀레니얼 세대다. 참신함을 추구하는 이들은 과거의 문화에서 유행의 답을 찾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사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새로움은 오히려 피로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반면, 옛것이 갖는 아날로그 감성은 이들의 추억과 정겨움을 환기한다.

김수현 씨(화학공학·17)는 “낡고 손 때 묻은 옛것의 감성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며 “생소하지만 편안한 개성이 뉴트로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고 말했다.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의 문을 두드리다
“사딸라!” 17년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주인공의 대사다. 현대의 한 패스트푸드 업체 광고에서 이를 패러디해 화제가 됐다. 1995년에 출시된 이후 20여 년간 사랑을 받아왔지만 어느새 자취를 감췄던 과자 ‘베베’는 ‘돌아온 배배’로 이름을 바꿔 재출시 됐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과거의 것에 젊은 감각을 더했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 중 유행을 선도하는 계층은 중장년층의 문화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Z세대다. 이들이 뉴트로에 열광하는 이유는 ‘가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설렘’ 때문이다. 레트로와 뉴트로의 차이점도 여기서 비롯된다. 레트로가 중장년층의 향수를 ‘추억’하는 유행이라면, 뉴트로는 Z세대가 옛 시대로부터 느낀 신선함을 현대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유행이다.

옛 시절의 유행은 돌고 돌아 오늘날의 유행으로 다시 얼굴을 내민다. 서해숙 교수(국어국문)는 “뉴트로 문화처럼 과거와 현재의 문화가 융합되고 발전하는 양상은 긍정적인 기류다”며 “전통과 현대는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이 오늘날 변형·굴절돼 현대 문화에 적용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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