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경서 씨(신문방송·19)는 “진리관 인근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전동 킥보드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며 “특히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어두운 밤에는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 박성준 씨(사회·19)는 “일부 자동차 운전자가 캠퍼스 내 횡단보도에서 양보해주지 않기 때문에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사회대와 경영대를 연결하는 도로를 건널 때 멈추지 않는 차량을 피하려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이 다반사다”고 말했다.

캠퍼스 내 곳곳에서 학생들의 교통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사회대-경영대 사잇길, 정문 로터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는 차량 탓에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만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캠퍼스 내에서 30㎞/h 미만으로 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제2조 1항에 따르면, ‘도로’란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車馬)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캠퍼스 내 도로는 이용 대상이 불특정 다수가 아닌 ‘학교 구성원’으로 한정된다. 이에 도로교통법을 적용할 수 없이 차량이 규정 속도를 초과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대신문>이 캠퍼스 내 교통안전이 위협받는 곳들의 현주소를 파악해봤다.

속도 높이고 캠퍼스 누비는 오토바이

▲ 경영대2호관-농생대 사잇길을 달리는 오토바이

캠퍼스 내 차량의 속도는 30㎞/h이 넘지 않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주행하는 오토바이가 많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캠퍼스 내 자주 등장하는 배달 오토바이는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 좁은 인도로도 다니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홍균 씨(식품영양·19)는 “배달 오토바이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좁은 인도를 너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며 “보행자와의 접촉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오토바이가 보행자를 배려해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 2호관-농생대 사잇길은 다른 장소보다 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길이 구부러져 있어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오토바이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휘연 씨(문화인류고고·17)는 “늦은 저녁 경영대 2호관과 농생대 사잇길 커브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오토바이에 치일 뻔한 적이 있다”며 “커브 길에 도로반사경이 세워져 있지만, 어두운 밤에는 거울을 통해서 반대편을 보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캠퍼스 내 인도에 오토바이의 통행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영대 2호관-농생대 사잇길은 엄연히 ‘인도’로 규정돼 있지만, 캠퍼스 내에는 도로교통법이 적용되지 않아 인도를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막을 수 없는 실정이다. 오토바이로부터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과속방지턱을 설치해 오토바이의 속도를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다.

시설과 관계자는 “오토바이 속도를 줄이기 위해 최근 경영대 2호관-농생대 사이의 인도와 예술대-생활관 9동 사이의 도로에 높은 과속방지턱을 새로 설치했다”고 밝혔다.리관 인근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전동 킥보드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며 “특히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어두운 밤에는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카 프리 존' 달리는 전동 킥보드와 오토바이

▲ 인문대 앞 카 프리 존을 알리는 표지가 있음에도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모습

도로교통법에 제2조 17항에 따르면 자동차뿐 아니라 원동기장치자전거와 자전거는 차량으로 정의된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하므로 원칙상 카 프리 존을 통행할 수 없다. 총무과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 전기자전거와 같이 운전면허가 필요한 스마트 모빌리티는 카 프리 존에서 탈 수 없다”며 “자전거도 규제해야 하지만 자전거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로 카 프리 존에서 자전거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인문대 1호관 앞 도로는 캠퍼스 보행 환경을 조성하고 친환경 대학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카 프리 존(car-free zone, 차 없는 구역)으로 지정됐다. 명백히 ‘차량’으로 규정되는 스마트 모빌리티, 스쿠터 등이 의식 없이 카 프리 존을 통행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 프리 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를 탈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공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영수 씨(사회·13)는 “평소에 타고 다니는 전동 킥보드를 카 프리 존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학교 측에서 카 프리 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는 이용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스마트 모빌리티 이용자에 대한 적절한 안내와 홍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누구도 양보하지 않는 혼잡한 도로

▲ 정문 로터리 차도를 가로지르는 학생들

정문 로터리와 사회대-경영대 사이의 도로는 자동차와 이동하는 학생들이 많아 혼잡한 장소다. 특히 정문 로터리는 캠퍼스 내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역 중 하나다. 지난 2010년 용봉탑-평생교육원 사이의 도로에서 소형 승합차와 승용차 간 충돌로 소형 승합차 운전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로터리의 노면을 새로 도색하고 유도표지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공사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두 차례나 차량 간 접촉사고가 발생했고 과속방지턱 설치 등 추가 조치가 이뤄졌다.

사고 예방을 위해 노면 도색, 과속방지턱 설치 등 조치가 취해졌지만, 보행로 안내는 아직도 미비한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26일 마을버스 777번의 종점이 우리 대학 용봉탑으로 개편되며 유동인구가 증가했다.

이로 인해 최근 로터리를 가로지르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인문대 ㄱ 씨는 “시간에 맞춰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가지 않고 로터리를 가로지른다”고 말했다.

사회대-경영대 사이 도로는 등·하교 시간과 점심시간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이동하려는 사람들과 차량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되는 일이 빈번하다.

혼잡한 도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총무과 직원이 투입돼 교통정리를 하고 있지만, 인력이 적어 항시 대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도로는 여전히 무질서하다. 직원이 없는 시간엔 차와 사람이 서로 양보를 하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유연 씨(경영·17)는 “사회대와 경영대 사이의 도로는 속도를 줄이지 않는 자동차들로 혼잡해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 사회대-경영대 사이의 혼잡한 모습


사고 부르는 보행문화 개선 필요

▲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학생

캠퍼스 내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시선은 스마트폰에 고정하고 이어폰으로 외부 소리를 차단하며 걷는 습관은 사고 확률을 높인다. 사회대 ㄴ 씨는 “이어폰을 끼고 가다가 마주 오는 자전거랑 부딪힐 뻔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보행자들이 차량이 오는 것을 살피지 않고 불쑥 도로를 건너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운전자 ㄷ 씨는 “정문 로터리 도로에서 보행자가 길을 아무렇지 않게 가로질러 건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횡단보도를 안내하는 표지나 횡단보도 이외 도로로 통행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푯말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인도의 기준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ㄹ 씨는 “안내 표지가 없어서 횡단보도가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기 어렵고, 인도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명확하지 않아서 도로를 횡단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보행자 우선의 교통 문화를 존중받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보행문화도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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