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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청년 소통의 장 마련을 기대합니다"■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로 ‘의로운 시민상’ 받은 윤동현 씨
황진우 기자  |  jinoocnu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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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8  13: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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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씨가 제작해 유튜브에 게시한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의 한 장면

지난달 15일 유니클로 코리아가 게시한 한국 자막 광고가 위안부 조롱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이 됐다. “오래된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를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한 것을 두고 위안부 문제를 모독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광고의 내용을 그대로 패러디한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중심에 윤동현 씨(사학·14)가 있었다.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문구를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는 양금덕 할머니의 말로 바꿨고, 이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로 '의로운 시민상' 받은 윤동현 씨

“역지사지의 태도 느껴보길 바란다”
윤 씨는 이번 영상의 제작 의도를 ‘역지사지’로 꼽았다. 우리가 겪었던 아픔을 일본인들도 뼈저리게 느껴보길 바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번 영상을 통해 일본이 우리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원만한 합의와 문제의 해결은 소통, 나아가 이해와 공감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인을 조롱하거나 한·일 관계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역사를 색다르고 쉬운 방식으로 알리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윤 씨는 패러디를 통해 광고를 재치 있게 비판했다. 그는 “역사콘텐츠제작팀 ‘광희’에서 활동하며 영상이나 카드뉴스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역사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며 “이러한 경험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영상 제작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영상 콘셉트 아이디어 기획부터 양금덕 할머니를 섭외하고 영상을 편집하기까지,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영상을 제작했다는 윤 씨.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근로정신대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했다. 이때의 인연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양 할머니와의 만남을 이어오는 계기가 됐다. 양 할머니를 섭외하기 위해 유니클로 광고를 먼저 보여드렸다는 그는 “양 할머니께서 한국인들의 아픔을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태도에 매우 분해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뉴스 등을 통해 영상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이후 유니클로가 광고의 게시를 중단하면서 윤 씨의 패러디 영상은 더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인터넷 상에서는 ‘현대의 독립투사다’, ‘의인이다’ 등 윤 씨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패러디 영상이 유니클로 광고 게시 중단을 이끌어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반일 감정을 갖기 보다는 ‘역지사지’의 측면에서 내용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일 갈등, '치유'에 주목했다”

윤 씨는 위안부·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일 간 갈등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문제해결보다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를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른 두 국가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월 일본이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고조돼 ‘노재팬(No Japan)’ 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씨는 “이러한 운동이나 태도가 반일감정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생긴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스스로에게 일본을 ‘일본이기 때문에’ 싫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패러디 영상에 대한 일본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는 윤 씨. 그는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인들의 피해망상이다’, ‘거짓말이다’ 등 부정적으로 반응하기도 했다”며 “한국인들의 아픔과 상처를 들여다보고 이해해보길 바라는 차원에서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의미가 일본인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 씨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깊어진 갈등의 골을 해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나설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한·일 청년들이 각자의 생각, 서로에 대한 감정,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돼 원만한 합의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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