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신문>이 창간 65주년을 기념해 20대의 꿈을 주제로 ① 넌 꿈이 뭐니? ② 전공 살리기 어려운 사회 ③ 그래도 꿈을 꾼다 순으로 기획기사를 연속 보도한다. 이번 호에서는 장래희망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우리 사회가 정작 꿈 꿀 수 있는 기회와 배경을 제공해주고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20대의 목소리를 담는다. 1604호에서는 전공과 취업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며 전공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보도한다. 1605호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춘들을 조망한다.

# 휴학 중인 ㄱ 씨(23)는 신입생 시절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고등학생 때는 대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왔으나 대학에 막상 입학하고 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학업에 대한 의욕도 생기지 않아 강의시간에 졸기도 일쑤였다. 결국 휴학을 결심했고 그동안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로 했다.

# ㄴ 씨(23)는 올해 뷰티관련 학과를 졸업했지만 취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뷰티관련 일을 하고 싶어 대학에 진학했지만 막상 공부해보니 적성과 맞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에는 웹디자인을 배워보기도 했지만 이 길도 ‘나의 길’은 아니었다. 요즘에는 사이버대학을 통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으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다.

10명 중 6명, 진로고민으로 스트레스
 
실제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스트레스를 겪는 20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20대 탐구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이T연구소가 발표한 ‘20대 진로탐색 인식/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800명 중 59.5%가 진로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현재 가장 큰 고민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42.0%가 ‘진로’로 답했다.

미취학 시절부터 들어왔던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0대가 답하지 못하고 진로 고민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업’의 압박과 스펙’이라는 현실에 부딪힌 20대에는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조영재 씨(국어국문·15)는 “꿈을 꾸고 펼칠 수 있으려면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일단 생존하기 위해 돈을 벌 직장부터 찾기가 어려우니 스펙 쌓기와 취업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이 자기 비전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문대 ㄱ 씨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을 잘 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준비하기보다, 남들이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자격증을 나도 취득하지 않으면 불안해 준비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꿈이라고 생각하면 막연한 느낌만 드는 요즘이다”고 토로했다.

꿈 꿀 수 있는 사회적 기반 필요

지난 2016년부터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청년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재학생 직무체험, 중소기업탐방프로그램을 비롯해 창업지원 프로그램 및 중소기업 청년취업 인턴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정책들이 청년들에게 와 닿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지난해 5월 만 19세~34세 남녀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지자체 추진 청년정책에 대한 1934 청년들의 인지수준과 만족도 평가’결과에 따르면 청년정책 만족도는 32.5%로 밝혀졌다.

‘청년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정책보다 단기간 성과 위주 정책이 우선시’(51.7%)되고 있으며 ‘청년들의 고된 현실의 개선에 대한 진정성 있는 관심 자체가 없다’(33%)는 지적이다. 청년활동 지원 공간을 조성한다면 시설 및 공간으로 42%가 ‘청년정책 안내 및 홍보 시설’이, 37%가 ‘창업오피스 및 기타 지원 시설’, 32%가 ‘각종 고민 상담 및 멘토링 시설’이 있어야한다고 답했다.

꿈이 생기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보니 청년들은 움츠러들고 있다. 진솔 씨(생활복지·16)는 “진로와 관련된 경험을 쌓기 위해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해도 막상 찾기 어려운게 현실이다”며 “청년들이 꿈을 꾸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쌓을 수 있는 기반이 사회적으로 마련돼야한다”고 말했다.

청년을 위해 마련된 청년정책이 정작 수여 대상자에게 와 닿지 않고 있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마음껏 꿈꾸고 자신의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 김설 씨는 “청년정책의 대부분이 일 경험으로 그쳐버리는 일자리 지원이나 창업 지원에 치우쳐있다”며 “삶과 꿈을 찾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청년 복지와 관련한 정책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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