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 오전 10시경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의장을 맡고 있던 총동아리연합회장(이하 총동연) 황법량 씨(경제·14)가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중운위는 총학생회 미선출로 인해 지난 1월부터 총학생회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광주캠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와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 등에 사퇴문을 올린 황법량 총동연회장은 “(전학대회가 중도폐회되고 임시 확대운영위원회까지 무산되며) 총학생회비 예산은 사용할 수 없고 권한대행 체제도 인준되지 못했다”며 “현실적으로 (회의 재소집이) 어렵다고 보고 있고 보궐선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운위 의장을 수행하는 것은 과도한 권한을 사용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이어 ▲학생회 간부들의 편의주의 ▲예산집행의 불투명성 문제 ▲생활협동조합 대의원 선출 문제를 제기했다.

황 총동연회장은 “학생회 간부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사업이나 예산을 편의에 따라 처리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지난 총학생회의 불의를 용인해온 것이다”며 “대학회계 예산 중에서도 단과대 지원금으로 편성되어 있는 것 이외에 축제와 같은 총학생회 행사들의 경우는 전학대회, 확운위의 확실한 권한위임을 받은 기구가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총학생회가) 10억원이 넘는 규모의 사업을 하는 경제 조직(생활협동조합)의 대의원과 이사의 1/3을 결정하는 것은 과도한 권한 행사이다”며 “생활협동조합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고 말했다.

중운위 의장은 중운위 회의를 통해 6명의 단과대 회장(중운위원) 중 한 명으로 재선출될 예정이다. 황 총동연회장은 ‘SNS 계정이나 직인 전달 등은 후임의장이 선출 되는대로 인수인계서 작성을 통해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생회 재선거와 2018년도 2학기 (총)학생회 예산 집행 및 사용 내역에 대한 감사는 전학대회와 임시 확대운영위원회 무산으로 진행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사퇴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전남대인 여러분.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의장 황법량입니다. 저는 오늘부로 중앙운영위원회 의장에서 사퇴합니다. 그 동안 지지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난 3월 6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중도폐회 되었습니다. 저는 광범위한 중앙집행국원 모집과 회칙 개정으로 공식적인 권한대행체제를 수립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당시 많은 대의원들이 총학생회가 선거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그 어떤 기구나 직책도 총학생회의 권한을 대행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토론이 오가던 일부 대의원이 퇴장하여 전학대회는 중도폐회 되었습니다.
 
총학생회칙은 전학대회의 권한을 확대운영위원회까지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확대운영위원 단체 카카오톡방에서의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위원들이 가능한 날짜로 회의를 공고했습니다. 그러나 3월 21일에 있었던 확대운영위원회는 약 20명의 위원들만 출석하여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확운위가 무산됨으로써 결론적으로 총학생회비 예산은 사용할 수 없고 권한대행 체제도 인준되지 못했습니다.
 
총학생회비 예산사용과 권한대행 체제 인준을 위해서는 확운위가 다시 소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보궐선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운위 의장을 수행하는 것은 과도한 권한을 사용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의 중운위 의장은 견제는 받지 않으면서 모든 권한을 사용할 위험이 있는 자리입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여 사퇴를 결정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알게 된 다음의 3가지 문제들은 사퇴 이후에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은 학생회 간부들의 편의주의 문제, 예산집행의 불투명성 문제, 생활협동조합 대의원 선출 문제입니다. 정상적인 학생회 체계에서였다면 직을 유지하면서 권한을 사용해 문제점들을 개선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확대운영위원회가 무산된 상황에서는 공개적인 문제제기와 공론화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첫 번째 문제점은 학생회 간부들의 편의주의입니다. 과거 운동권 총학생회 간부들은 회칙이나 일반적인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편의에 따라 총학 사업과 예산을 집행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제가 알게 된 것은 그것이 운동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학생회 간부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사업이나 예산을 편의에 따라 처리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지난 총학생회의 불의를 용인해온 것입니다.
 
이번 확대운영위원회에서는 31개의 사고신고서가 제출되었습니다. 총학생회 의사진행세칙에서는 “선거 미실시로 인한 대의원의 부재 등 사고로 인한 부재는 제적 인원에서 제외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밖에 사고 사유와 처리과정을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칙개정, 사업계획 및 예산을 다루는 의결기구의 정족수는 매우 엄격해야하기에 명확한 근거가 없는 사고자 처리는 회의의 정당성을 심각하게 침해합니다. 타 대학에서도 명확한 기준 없는 사고처리가 문제제기 되는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대리인 위임을 폭넓게 적용하되, 미선출을 제외하고는 사고를 인정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사고신고서 대부분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총원 77명 중에서 거의 과반수에 가까운 인원이 사고신고를 했다면 그 회의는 이미 정당성을 심각하게 상실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31개의 사고신고를 모두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정족수는 미달이었습니다. 31개 중 10여개를 제외하고는 소모임 회식, MT‘점검’회의 등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신문에서 국회 회의에 자주 참석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을 질타하는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번과 같은 대량의 사고신고는 국회의원들의 회의불참과 같이, 유권자들의 신임을 저버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하게 학과MT와 같은 행사로 인해 학과에서 대리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만을 사고로 인정한다고 명시했으나 이러한 사고신고서들이 제출된 것은 학생회 간부들 사이에 퍼져있는 편의주의적 관행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생회에게 있어서 총학생회가 의미 없는 조직이라면 불참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참이 아니라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인한 사고신고는 유권자에게 부여받은 대의원 권한을 아무런 조건이나 원칙도 없이 소수의 참석자들에게 위임해버린 것입니다.
 
만약 과거 총학이 무분별한 사고처리 등을 하지 않고 회칙과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했다면 이미 총학은 몇년전부터 없어졌어야 했을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회원들에게 존재의미를 설득할 수 없고, 꼼수를 통해서만 유지되는 조직이라면 그런 조직은 정당성도 없을 뿐더러 전체회원들의 의사를 왜곡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집단입니다. 따라서 회칙이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려는 이러한 편의주의는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문제점은 학생회 예산집행의 불투명성입니다. 제가 중운위 의장으로 선출되어 총학생회실에 들어갔을 때, 학생회 자료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총학생회실 앞에 종이 쓰레기로 처리하려다 못한 것으로 보이는 종이 묶음 몇 개가 학생회 자료의 전부였습니다. 과연 과거 총학생회들이 돈이나 물건을 어떤 식으로 사용한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비품들의 경우 가장 먼저 학생과에서 제공했다는 노트북 4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학생과를 통해 이전 총학 간부들에게 이 노트북들을 되돌려 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총학실 내부 휴게공간 TV의 경우 모니터와 연결장치가 서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수리기사의 말로는 벽에 설치되어있는 연결장치와 바닥에 놓여져있는 TV모니터는 서로 완전히 다른 모델이며, 따라서 접합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원래 TV를 어떻게든 처분하고 그보다 가격이 싼 다른 모니터로 바꿔치기를 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축제예산의 경우 대학회계 4천만원, 발전기금 2천만원, 총학생회비 2천만원을 합해 전체예산이 8천만원 가까이 된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 후원 등을 받는다면 1억원 까지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8천만원으로 축제를 한다고 하여도 축제기획사에 문의한 결과 결코 지금까지의 축제와 같은 수준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듣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들은 인기 아이돌 그룹의 섭외비는 우리학교 축제예산으로도 충분히 부를 수 있는 액수였습니다. 그밖에 무대설비, 컨텐츠 등 에서도 저는 축제기획사로부터 매우 세밀한 제안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차라리 공개입찰을 통해 축제기획사에 맡겼다면 전남대 축제 또한 다른 대학 축제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동안의 축제 예산 집행이 매우 부실했던 것은 학생회 내의 편의주의와 결산공개나 감사 관련 규정이 미비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환경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의장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공개입찰을 통한 축제대행이 아닌 개인적인 친분 이용하거나 혹은 중앙집행국 내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축제사업을 집행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축제에 사용되는 큰 예산을 정당한 방식이 아니라 불투명하고 사적인 방식으로 집행하려 하는 시도는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대학회계 예산은 현재로서는 중운위 의결만을 통해서도 학생과의 사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대학회계 예산중에서도 단과대 지원금으로 편성되어 있는 것 이외에 축제와 같은 총학생회 행사들의 경우는 전학대회, 확운위의 확실한 권한위임을 받은 기구가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원 7명의 중운위 의결만으로 특정인에게 4천만원이나 되는 예산 사용의 권한이 주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총투표를 통해 선출된 사람, 최고의결기구를 통해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언제든 이러한 예산들은 불투명한 방식으로 집행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전남대학교 생활협동조합의 문제입니다. 2월 25일 저는 전남대 생협으로부터 협동조합 대의원 33인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공문에는 전남대 생협 대의원 선출규약, 임원선출 규약이 있었습니다. 규약에 따르면 전남대 생협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대의원 총회를 통해 선출되며 이 대의원들은 총학생회장, 교무처장, 교수협의회의장 등의 학내 구성원들이 추천한 전형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결정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즉 이사회가 대의원을 선출하고 다시 대의원들이 이사회를 선출하는 구조입니다. 실제 작년 대의원 명단을 보니 대의원은 총학생회 간부들로 채우고 학생 몫의 이사는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이 맡고 있었습니다.
 
중운위 의장 혼자서 10억원이 넘는 규모의 사업을 하는 경제조직의 대의원과 이사의 1/3을 결정 하는 것은 과도한 권한행사입니다. 설령 총학생회장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사실상 10억원 규모의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의 주주와 이사의 1/3을 제가 독단으로 결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은 의사결정구조가 다를 뿐 분명히 회사와 같은 경제조직입니다. 그러나 회사와는 달리 경제활동에서 얻은 이익을 조합원 이익이나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학내의 매점, 카페, 서점 등을 운영하는 경제조직이라면 상당히 많은 돈과 이권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학내 서점, 매점 등을 운영하는 것보다 협동조합이 그런 시설을 운영하는 편이 더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본 취지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는 전남대 생협을 규정하고 있는 법령인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과 시행령을 통해 협동조합의 대의원은 조합원의 선거를 통해 선출되어야 한다는 조항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국가법령정보센터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관할 부서인 광주광역시 민생경제과에 공식적인 민원을 제기하여 법령위반이 맞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총학생회는 생활협동조합의 비민주적인 운영에 동참하고 법령위반 행위에 가담해온 것입니다. 물론 법적 책임은 법령위반 행위를 해온 생협, 좁게 보면 이사회나 사무국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이런 행위에 동참해온 총학생회에게도 도덕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이사의 직위를 이용해 어떤 이익을 취했다면 이 또한 비판받아 마땅한 일일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법령위반 문제점과 함께, 전형위원 추천이 총학생회 권한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보고 추천행위에 협조하는 대신 법적인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러나 생협 사무국은 학생과를 통해 중운위원들을 소집하여 대의원 구성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전 총학생회가 어떻게 해왔던 간에 법령과 회칙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함에도 자칫 중운위원 몇 명의 결정으로 또다시 법령위반 행위 가담이 이루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 동안의 학생회내 부정을 주도해왔던 사람들은 학생회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용인해왔던 환경, 그리고 그들이 이용했던 권한 등은 여전합니다. 누구든 이 빈집을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더 분명한 정보공개와 비판 및 토론 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왜 굳이 사퇴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확대운영위원회가 현실적으로 소집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학대회의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는 확운위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공식적인 권한대행 체제가 인준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보궐선거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시적인 권한대행을 계속해서 수행하는 것은 민주적 원칙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중운위 의장이라는 직책은 수많은 예산과 권한에 접근할 수 있으나 아무런 견제도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는 독재자의 자리입니다.
 
저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나, 확대운영위원회 소집을 해서 정당한 방법으로 권한대행 체제를 인준받는 길은 열려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저 말고 다른 분께서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총학생회의 SNS 계정이나 직인 전달 등은 후임의장이 선출 되는대로 인수인계서 작성을 통해 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위에서 밝힌 3가지 문제들은 사퇴이후에도 학생으로서, 생협 조합원으로서 문제제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저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또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19년 4월 1일
황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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