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고 있는 숲, 도망가는 동물들. 그 사이에서 ‘크리킨디’란 이름의 작은 벌새는 작은 부리 안에 물을 머금고 불을 끄기 위해 노력한다. 크리킨디의 모습을 보고 다른 동물들이 비웃자 크리킨디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야”라고 대답한다.

남미의 한 부족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화의 내용이다. 작은 부리로 꿋꿋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크리킨디. 그정신을 이어받아 ‘환경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해나가자’는 의미로 이곳 카페의 이름은 ‘크리킨디’가 됐다.

청소년 교육 기관인 ‘청소년삶디자인센터’ 내에 있는 카페 크리킨디는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한다. 텀블러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매장 한 쪽에는 개인 텀블러를 보관할 수 있는 찬장이 마련돼 있고 텀블러나 잔을 세척할 때는 폐식용유로 만든 세제를 사용한다. 화장실에는 손님들이 텀블러를 세척할 수 있도록 세척용 솔이 꽂혀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커피찌꺼기로 피부 스크럽제를 만드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크리킨디를 운영하는 이보람 매니저(31)는 “환경을 위해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하고 있다”며 “가끔 냅킨을 요구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소량의 냅킨을 구비해두고 있으나 이도 손수건으로 바꿔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크 리 킨 디 가 만 들 어 진 2016년도만 하더라도 카페 내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없었고 텀블러 사용에 대한 인식이 보편적이지 않았다. 당연히 플라스틱잔에 담아줄 거라 생각해 텀블러를 가지고 오지 않는 손님들도 있어 영업 초반에는 텀블러를 무상으로 빌려주기도 했다.

크리킨디를 구상했던 김소연 팀장(38)은 “요즘에는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굳이 취지를 설명해드리지않아도 익숙해 하시는 분위기다”며 변화를 반가워했다. 크리킨디는 앞으로도 생태적 관계를 먼저 생각하는 생활문화를 만들어가는 착한 카페가 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환경문제를 고민하더라도 삶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고 한다면 실천이 미뤄질 수 있다”며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쉬운 실천을 독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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