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가 드디어 지난 11일 광주에서 재판을 받았다. 유가족들이 전두환 씨 집을 찾아가 진실을 말하라 외친 지 두달가량 지난 뒤의 일이다. 이날 재판에서 전 씨는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앞으로 공판은 더욱 길어질 것 같다. 건강상태 등의 이유로 출석을 피했던 전 씨가 이 날 광주 법정 앞에서 걸어가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동안 출석을 미룬 그의 변명이 무색할 정도로 멀쩡해 보였기 때문이다.

왜곡은 참 쉽다. 한 사람의 거짓된 발언은 진실보다 더 가볍고 재밌어 멀리 퍼진다. 그 뒤에서 진실은 움츠러든다. 그래서 우리가 진실을 지켜야한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광주 시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전두환 씨 출석일 날 법원 근처 모 초등학교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창밖을 향해 ‘전두환은 물러가라’라고 외친 일이 있었다. 창문에 붙어 그 말을 외치는 초등학생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어린 아이들의 순수하고 용감한 행동에 생각이 많아진다.

이제 첫 걸음이다. 앞으로도 많은 재판이 열리고, 이전처럼 재판이 미뤄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그 길을 함께 할 것이다. 왜곡과 거짓으로부터 진실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넘어 올바른 역사를 마주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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