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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로 정했어!■줄탁
이 주 현 (생물과학-생명기술학과 박사과정)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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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4  13: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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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B와 D 사이의 C다.’ 프랑스의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가 한 말로 유명한 이 말은,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끊임없는 선택(Choice)들로 이루어져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택은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합니다. 배우자를 결정하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부터 직장을 구하고 학교를 선택하고, 하다못해 수강신청과 점심메뉴 고르기도 모두 선택이죠. 이러한 선택은 지금 당장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속단하기 이르지만, 큰 일일수록 선택의 결과를 당장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리 재고, 저리 재는 고민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 인간만 선택의 과정을 거칠까요?

위대한 학자 찰스 다윈은 진화론 이후 또 다른 이론인 ‘성 선택 이론’을 제창했습니다. 성 선택이란 배우자를 선정함에 있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에 가장 적합한 상대를 찾는 과정을 통칭합니다. 이는 암수 모두에 해당하지만 일반적으로 에너지를 생식에 더 많이 투자하는 암컷의 선택(Female choice)이 더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암컷은 고민이 생깁니다. 짝을 찾는 데 ‘좋은’ 짝을 찾아야 자신의 유전자를 ‘잘’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떠돌아다니는 수컷을 만났는데 골골거리다가 픽 쓰러져버려 새끼들을 돌보지 못한다든지, 고르고 골라 털 결 곱고 훤칠한 수컷을 만났는데 자기 새끼는 돌보지 않고 다른 암컷한테 날아가 버린다든지 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이리 따지고 저리 따져서 좋은 유전자를 가진 짝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를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바로 핸디캡 이 론 ( H a n d i ca phypothesis)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공작이 있습니다. 공작 수컷은 화려한 장식깃을 쫙 펼쳐 보여주면서 ‘난 이렇게 멋져’라며 암컷들을 유혹합니다. 건강한 수컷은 화려한 장식깃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화려한 깃은 암컷들 에게 어필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포식자들에게는 ‘날 잡아 잡수’라고 광고하는 것(핸디캡)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진화학자들은 여기에 집중했습니다. ‘왜 이렇게 죽음을 각오하고 암컷에게 선택을 받으려 진화했을까?’라는 의문입니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화려한 수컷은 포식자에게 잘 노출됨에도 불구하고 생존확률이 높았습니다. 건강하기 때문에 포식자의 위협에서도 잘 탈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암컷들은 화려한 수컷은 건강한 수컷이며, 건강한 수컷의 유전자를 받아야 자신의 유전자도 잘 전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형질들이 선택을 거듭하며 지금의 공작 수컷은 더 크고 더 화려하게 진화한 것이죠.

‘선택은 순간이지만 결과는 영원하다.’ 이 문구는 진화의 긴 역사 속에서 각 생물들의 몸에 군데군데 새겨져 있습니다. 그 문구 하나하나가 화려한 깃털로, 날카로운 발톱으로, 멋진 갈기로 우리 눈에 보일 뿐이죠. 진화의 역사 속수많은 선택의 누적들이 지금 우리 곁의 생물체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매화꽃 피는 3월, 잠깐 멈추어 캠퍼스의 생명들을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그들도 그들만의 선택의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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