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윤한덕 센터장의 생전 모습 (사진제공=허 탁 의과대 교수)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센터장이 지난달 4일 순직했다. 사망원인은 과로사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향년 51세다.

고 윤 센터장은 우리 대학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과 대학원까지 진학해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의과대 졸업 이후 응급의학과에 지원한 그는 2001년까지 우리 대학병원 응급의학과에서 근무했다. 2002년부터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기획팀장으로 응급의료계에 몸담았으며 이후 응급환자 진료관련 정보를 분석, 전송하는 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구축하고 재난 응급의료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평생을 응급환자들을 위해 몸 바쳤다.
 
집에 자주 가지도 못하고 집무실의 간이침대에서 쪽잠으로 피곤함을 견뎠다는 고 윤센터장. 그의 소원은 응급환자가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과로사한 당일에도 외상센터 개선방안, 중앙응급의료센터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했던 그. 안타까운 죽음은 많은 사람이 응급의료계 현실을 다시 생각해보게끔 했다.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전국에 1500명 뿐이며 부족한 인력 탓에 의사 한 명당 하루 평균 200명의 환자를 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환자는 많고 의사는 부족한 이러한 의료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이렇다 할 뚜렷한 대안이 부족했다.

고 윤 센터장은 평소 SNS를 통해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 ‘전문 응급구조사 제도를 만들자’는 등 의료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제한된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가 진료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그는 ‘무엇보다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환자의 편익이 있어야 한다’고 피력하며 환자를 위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달 11일 LG복지재단은 그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날인 12일에는 정부에서 고 윤센터장의 공로를 인정해 국가유공자로 추대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에 유공자 지정을 신청했으며 현재는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앞두고 있다. 고인과 수련의 과정을 같이 한 동료이자 대학 선배였던 허탁 교수(응급의학)는 “그는 책임감이 아주 강한 의사였다”며 “그는 응급환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편안하게 치료받는 나라를 만드려고 노력한 의사였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