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있는 주택들이 즐비해있는 골목길, 청춘들의 심금을 울리는 문구들이 적혀있는 벽.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들로 가득한 이곳은 발산마을이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빈집들이 늘어가며 삭막해져가던 이곳이 지금의 밝은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발산창조문화마을 조성사업이 시작될 당시 사업매니저로 왔다가 지금은 청년문화단체 프랜리컬쳐의 대표로 발산마을과 함께하고 있는 송명은 씨(31)를 <전대신문>이 만나봤다.
 
마을 조성사업을 하며 마을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어울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던 송씨. 고민 끝에 ‘카메라’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청년들이 카메라를 들고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마을 사진을 같이 찍는 ‘할매포토그래퍼’ 프로젝트다. 그는 “사진을 찍고 같이 밥도 먹으며 어르신들은 마을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청년들은 마을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 이후부터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마을사업을 함께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협력의 단초를 만든 계기를 이야기했다.

발산마을은 시내와 떨어져 있는 데다 교통편도 좋지 않아 다른 동네에 비해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마을에 남아있는 이유는 ‘함께 있어 행복’하기 때문이다. 마을에 살며 경쟁이나 스펙에 대한 생각을 많이 놓을 수 있었다는 송 씨. 그는 “자존감이 스펙으로 결정되는, 어떻게 보면 무서운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이곳에는 내 모습 그대로 살아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들면 평가보다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와 서구의 지원으로 이뤄졌던 4년간의 도시재생사업이 지난달로 막을 내리며 발산마을은 ‘자생’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자체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여러 사업을 구상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송 씨. 그는 “돈은 조금 못 벌더라도 내가 행복한 일을 하며 사는 하나의 삶의 형태도 있다는 걸 증명해나가는 중이다”며 “지역사회의 청년들에게 이곳에 있는 하나의 사례가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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