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곳곳에서 보이는 외국어와 지나다니며 들리는 외국어에 '여기가 한국인가' 착각이 든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바로 광산구 월곡동에 위치한 고려인 마을이다.

이곳은 현재 약 4천명의 고려인이 거주 중이다. 고려인은 조선시대부터 8·15광복 이전까지 농업이민, 항일독립운동, 강제동원 등으로 구 소련지역으로 이주한 우리 동포 후손이다.

러시아 음식점과 마트들이 즐비한 ‘러시아 거리’는 주말이면 사람들로 가득 찬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고려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손에 꼽았으나 최근에는 미용실, 정육점, 마트, 빵집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려인 3세대와 4세대로 한국어를 잘 모른다. 그렇다보니 구청에서 설치한 안내 표지판에도, 눈에 익는 체인점 가게 간판에도 한편에는 러시아어가 조그맣게 적혀있다. 가게에 들어가면 보디랭귀지를 동원해 음식을 주문해야하기도 한다.

한적한 주택가로 들어서면 눈에 띄는 건물들이 연달아 서 있다. 이는 고려인 센터와 청소년 문화센터 등으로 사용되는 건물들인데 최근 진행 중인 건물 외향 개조 사업의 일환으로 러시아 풍으로 바뀐 건물들이다. 고려인마을은 마을 특성을 살려 외부인들의 방문을 높이기 위해 건물 외향을 개조 중이다.

고려인마을 대표 신조야 씨는 “많은 사람들이 고려인 마을의 존재를 알았으면 한다.”며 “언어는 조금 다르지만 같은 민족이 이곳에 살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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