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허진서 객원기자
지난달 9일 서울 종로의 한 고시원에서 7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문 하나 없는 열악한 고시원 주거환경이 피해를 키웠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고시원 생활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사는 고시원의 모습들은 어떨까? <전대신문>은 인근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는 재학생 및 졸업생(휴학생 포함)을 대상으로  지난달 20일부터 9일간 ‘우리 대학 고시원 이용실태 조사’를 실시하였다.
 
고시원 이용 원인 1위 ‘저렴한 가격’

고시원을 입주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51%(복수응답)의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이라고 답했다. 주머니 사정이 얇은 대학생들이 다소 열악한 환경을 감수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생활할 수 있는 고시원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 원룸 등에서 자취를 할 경우 세탁기, 책상 등 살림살이 마련에도 목돈이 들어가기에 이런 부담이 없는 고시원을 주거지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장거리 통학의 어려움이라는 응답이 25%를 차지했으며, 기숙사에서 탈락(14%), 공무원 시험 준비 및 기타 취업 준비(9%)가 그 뒤를 이었다.
 
거주자 69% 고시원 생활에 불안감 느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고시원에서 안전에 대한 불안을 느낀 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69%가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불안의 이유로는 위험 발생 시 이용 적합한 대피로 부재가 24%(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근소한 차이로 화재예방시설 미비(21%)와 노후 시설(19%)이 그 뒤를 따랐다. 지난 3월부터 고시원에서 거주해 온 백지원 씨(행정·18)는 “복도가 좁아 화재 발생 시 대피로 확보가 어려워 보였다.”며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등 불편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주거환경

응답자들이 이용 중인 고시원 평수는 2평 이상 3평 미만이 4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에서 지정한 최저주거기준인 14㎡(4.2평, 1인 가구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 창문의 개수는 87%의 학생들이 1개로 응답했다. 화장실 및 샤워실의 이용방식은 묻는 질문에는 개인 화장실과 개인 샤워실을 쓴다고 하는 학생들이 56%로 많았으며, 그 외 상당수의 학생이 공용화장실과 공용샤워실(29%)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고시원에서 거주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62%가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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