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가던 중 뺑소니를 당한 ㄱ씨의 사연이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그러자 자기 회사에서 촬영한 CCTV 영상이 있다는 제보로 범행 차량이 밝혀졌다. 사건이 빠르게 해결돼 화제가 됐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다.

네티즌의 수사망에 오른 특정 사건은 빠르게 찾아낸 단서들로 해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한편 네티즌 수사가 논점 흐리기와 인권침해를 자행한다는 지적도 있어 이를 향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정의를 구현하는 익명의 수사대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등장한 ‘네티즌 수사대’는 온라인에 남겨진 흔적을 추적해 사건의 의혹을 파헤치는 이들을 가리킨다. 사회적으로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에서 정의를 구현하려는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로 나타난 현상이다.2016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주식 갤러리’ 네티즌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의혹을 제기한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최 씨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진술에 반박하는 자료를 SNS에 공개하면서 수사의 일등공신으로 주목받았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며 ‘익명의 수사대’ 역할을 하는 네티즌이 증가하면서 대중은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는 ‘사이다’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선일 씨(신소재공학·16)는 “네티즌은 묻히기 쉬운 사건을 주목시키고 발 빠른 제보와 조사를 통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언비어·인권 침해 일삼는 무뢰한
 
한편 네티즌의 추적은 근거 없는 사실을 퍼뜨리거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비전문적인 불특정 다수가 사건에 개입하면서 논점이 흐려지고 신상공개, 마녀사냥과 같은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마트 시판 제품을 유기농 수제품이라고 속여 판매한 ‘미미쿠키 사건’은 해당 업주에 대한 비판을 넘어 업주자녀의 ‘신상털이’로 이어지면서 네티즌 수사의 초점이 흐려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5년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당시 가해자가 아닌 엉뚱한 사람의 이름과 사진, 전화번호가 공개돼 애꿎은 시민이 피해를 본 사건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김강언 씨(일어일문·18)는 “네티즌의 견해는 신빙성이 떨어지거나 감정이 섞인 경우가 많아 수사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주정민 교수(신문방송)는 “네티즌 수사는 SNS를 기반으로 형성된 온라인공동체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활발해진 현상이다.”며 “대중이 중구난방으로 개입하면서 유언비어나 인권 침해로 엉뚱한 피해자를 낳지 않도록 사실 확인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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