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을 던지며 비행기를 돌리고 물 잔을 던지며 악을 지르는 대기업 오너. 갑질 사례로 유명한 대한항공 일가의 일화다. 이렇다보니 ‘갑질’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대기업임원이 직원의 무릎을 꿇게 하는 등의 비인격적인 행위를 강제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갑질은 우리의 일상에 존재한다. 부당한 심부름, 대가없는 업무 요구도 갑이 자신의 권위를 이용한 행위다. 막말, 반말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을이기에 이 같은 발언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직원과 학생, 교수와 학생, 교수와 조교 등의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대학에서 지켜야할 선을 넘는건 갑의 위치에서야 할 수 있다. 보통 권력관계의 상층을 차지하고 있는 갑의 자기 위주태도에서 갑질은 발생한다.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하는 안일한 마음. ‘을’의 침묵은 동의가 아니다. ‘이걸 하지 않으면 나를 미워하겠지?’, ‘부당하다고 말하면 불이익을 당하겠지?’라는 고민들이 그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갑을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갑질 문화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갑’인 동시에 ‘을’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갑이지만 다른 관계에선 을이 될 수도 있다. 지위는 매순간 바뀐다. 권력관계의 변화가 태도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보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타인과 나 모두의 행복을 향한 발걸음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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