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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또는 대담하게, 천태만상 대학 내 갑질■‘갑질’ 하십니까? ②천태만상 대학 내 갑질 실상
차지욱 기자  |  joj__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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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5  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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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생, 대학원생, 조교, 시간 강사, 직원
“불이익 받을까 부당한 요구 거절 못하는 경우 많아”
 
<전대신문>은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5일까지 ‘대학 내 갑질 문화 개선을 위한 갑질 사례 제보’(이메일, 설문, 전화, 익명채팅방 등을 통한 사례 제보)를 받았다. 기사의 사례들은 이 제보를 토대로 작성했으나 제보자 보호를 위해 상황과 내용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힌다. 이번 기획이 우리 대학뿐 아니라 전국 대학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학 내 갑질 문화 개선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다음 호에는 ‘③ 대학 내 갑질,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학부생>
스펙, 성적 빌미로 직원·교수 갑질에 학부생 ‘불만’
 
   
▲ 삽화=허진서 객원기자
# 학부생 ㄱ씨는 평소 참여하고 싶던 학내 모 프로그램의 면접을 보러 갔다. 긴장했지만 최선을 다해 담당 면접관의 질문에 답변했다. 하지만 면접관이ㄱ씨의 답변에 코웃음을 치며 비웃고 면접 중간에 반말을 하자 주눅이 들었다. 면접관의 태도가 당황스럽고 불쾌했지만 면접관이 프로그램 참여의 당락을 결정하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전대신문>이 제보 받은 ‘학내 갑질 사례’ 가운데 학부생이 겪은 갑질은 ‘직원의 불친절’이(52.4%)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프로그램이나 학사에 관한 문의를 했을 때 담당자가 ‘귀찮아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대충 답변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은 문의하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직원과 학생 간 가지고 있는 정보의 차이로 갑을 관계가 형성되며, 학생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불친절한 직원’의 태도가 ‘학생의 스펙’을 빌미로 갑질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학부생 ㄴ씨는 “공지는 간략한 정보이기에 구체적인 절차나 내용 등에 대해 담당자에게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학내 프로그램 참여 여부는 스펙과 관련되어 취업에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혹여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그것도 모르고 전화 했냐’는 식의 짜증과 반말에도 아무 말 못하고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왜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하나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학내 프로그램 참여를 위한 면접에서 면접 담당 직원의 무시하는 듯한 언행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는 학부생 ㄷ씨는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열심히 대답하고 있는 학생을 무시하거나 비꼬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면접관이라는 권위를 이용해 갑질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담당부서 관계자는 “학생들이 서운함을 느끼는 부분들에 대해부서 측에서도 개선하면 좋겠다는 것들이 있었다.”며 “당연히 학생들의 문의를 귀찮아하는 직원은 없지만 학생들이 그렇게 느꼈다고 하니 친절교육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최근에 하루 동안 전 직원이 참여해 친절교육을 이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서한 말들이었으나 말투 등에서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성적 발표 이후 점수 확인을 거절하거나 학부생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등 ‘교수의 부당한 처사’(14.2%)에 대한 제보도 적지 않았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발표된 성적이 생각보다 낮자 어떤 문항을 틀렸는지 궁금해 교수에게 성적확인을 부탁드린 경험이 있다는 학부생 ㄹ씨는 성적확인 요청에 “찾아와서 확인하는 대신 학점을 내리겠다.”는 교수의 응답에 당황했다. 그는 “결국 찾아가진 않았지만 학점을 빌미로 갑질 하는 것 같아 너무 속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학과 MT에서 장기자랑을 강제하거나 학생회 임원을 맡을 것을 강요하는 등 ‘선배의 강압적 요구(9.5%)’가 뒤를 이었다.
 
총무과는 “명절 및 휴가철 등 취약시기에 공직기강 및 갑질 행태를 점검할 것이고 갑질 행위 및 처벌 사례에 대한 공문을 지속적으로 전달해경각심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또“명확한 갑질 개념과 기준이 없어 관행적 갑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갑질 실태조사를 통한 유형별 갑질 사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며 온오프라인 갑질 행위 상담창구를 설치해 안심하고 실효적으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신고·상담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 학부생이 겪은 대학 내 갑질 사례
- 담당 직원이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불이익 받음
- 프로그램 면접 등에서 비아냥거리거나 반말, 인격적인 수치심을 주는 언행
- 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로 전화하기가 겁이 남
- 근로 장학 학생을 귀찮게 여기는 언행
- 교수에게 개인적으로 건의한 문제를 공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해서 창피를 줌
- 성적 관련 문의를 하자 교수가 “점수를 내리겠다.”며 화를 냄
- 성적 정정기간에 교수와 연락이 안 되다가 마지막 날 연락되어 기간 이유로 정정 거절
- 학과 선배들이 MT 장기자랑 참여 강요
- 학과 선배들이 학생회 임원 강요
 
<대학원생>
개인 심부름, 대리 운전, 정당한 대가 없는 노동 요구
 
   
▲ 삽화=허진서 객원기자
# 대학원생 ㄱ씨는 오늘도 교수의 담배와 커피 심부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교수 개인 은행 통장 정리며 각종 연말 정산서류와 영수증을 챙기는 것도 ㄱ씨의 몫이다. 교수는 ㄱ씨에게 심부름을 부탁할 때 의사를 묻곤 하지만, ㄱ씨는 거절할 수 없다. 교수에게 밉보이면 연구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렵다. 며칠 전에는 교수의 사적 모임에 동행했다. 교수는 비싸고 맛있는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지만, 실은 대리 운전이 필요한 것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교수가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논문을 도와달라는 요구를 해 왔다. 추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교수와 관계가 어긋나기라도 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대학원생이기 때문이다.

대학원생은 ‘교수의 부당노동 요구’에 가장 취약했다. 교수의 사적 심부름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가정 대소사 등에 동원되는 일도 종종 나타나는 것으로 제보됐다. 또 정당한 대가 없는 논문교정이나, 업무 수행을 요구받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원생 ㄴ씨는 “한 교수가 논문의 초고를 작성한 후 지도교수님께 교정을 부탁했는데 결국 내 일이 됐다.”며“알고 보니 단순한 교정 수준이 아니라 거의 새로 쓰다시피 했고 정당한 대가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이 교수의 부당업무지시를 감수하는 데에는 대학원생의 졸업과 진로에 교수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학위논문 제출이나 연구 활동 관련된 문제를 지도교수 없이 진행할 수는 없다. 또 학계의 특성상 교수와의 관계가 어긋나면 진로에도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보니, 대학원생들은 교수의 부당한 요구에도 거절 의사를 표현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우리 대학 인권센터 관계자는 “대학원생의 졸업과 졸업 이후의 삶 모두에 교수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기에 대학원생은 힘의 관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사건의 다양한 맥락과 상황을 살펴봐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교수와 대학원생 사이에서 교수가 가진 힘이 크기 때문에 교수가 직접적으로 갑질을 하지 않더라도 대학원생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사소한 노동이나 논문관련 압박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성식 대학원장은 “이러한 사안이 발생할 수 있겠다는 점을 인지하고 16년도에 마련한 ‘전남대학교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마련하여 공지하였는데, 이 권리장전을 전 직원 및 교수에게 다시 보내 학생 인격이 손상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대학원생이 겪은 대학 내 갑질 사례
- 교수 개인적인 심부름(담배, 커피, 개인 통장 정리, 연구실 청소 등) 요구
- 교수 아내가 개인 심부름(백화점 쇼핑 등)을 요구
- 교수의 개인 논문을 정당한 대가 없이 교정할 것을 요구
- 교수 개인적인 목적으로 이동할 시 운전 요구
- 교수 개인 취미의 스포츠 용품을 사 주면서 함께 운동하자고 요구
- 나이, 외모를 비하하는 언행
- 회식 자리 술 강요
 
<시간강사>
교수에게 강의 뺏기기도…강사 위촉에 불이익 받을까 부당함 감수
 
   
▲ 삽화=허진서 객원기자
# 시간 강사 ㄱ씨는 학기 초 강의 배정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지난 학기까지 자신이 해 오던 강의를 이번 학기에는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막을 알고 보니 학과의 모 교수가 본인의 담당 교과목이 자주 폐강되자 이를 보충하기 위해 ㄱ씨의 강의를 가로챈 것이었다. 결국 예정보다 적은 강의시수를 맡게 된ㄱ씨는 억울했지만 교수에게 미운털이 박혀 다른 강의까지 못하게 될까봐 부당함을 말할 수 없었다. 교수와 시간 강사 사이에서는 주로 강의를 두고 갑질이 발생했다.
 
제보에 따르면 교수가 자신의 폐강 과목을 대체하기 위해 시간 강사의 강의를 뺏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교수는 법정책임시수인 9시간을 채워야 하기에 혹 과목이 폐강될 경우를 대비해 시간 강사의 강의를 빼앗아 미리 15시간 정도의 강의를 선점해 놓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시간 강사 ㄴ씨는 “강사 선정 자체가 신중하게 진행되기에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일은 아니나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의를 뺏는 건 약탈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학생 행사에 강사의 참석을 강요하는 일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석하지 않으면 학과 업무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강사 위촉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에 선택권이 없다.

▶ 시간강사가 겪은 대학 내 갑질 사례
- 학생 행사에 강사의 참석을 강요
- 교수가 강사에게 주었던 강의를 빼앗
아 폐강 강의를 보충
 
<조교>
교수 사적 심부름에 폐강 책임까지 떠안기도
 
   
▲ 삽화=허진서 객원기자
# 조교 ㄱ씨는 근무 시간 외 전화나 문자로 교수가 지시하는 통에 퇴근 후에도 맘 편히 쉴 수가 없다. “택배물품이 변질되지 않도록 관리해 둬라.”,“내 아이의 과제를 해 달라.”, “손님이 왔으니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사와라.”등 요구 사항도 다양하다. 특히 교수가 음주 후 심야에 연락해서 대리운전을 요구하기도 한다. 부당한 업무와 요구에도 평가나 재임용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교수 앞에서는 웃으면서 “괜찮다.”고 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우리 대학 조교협의회는 총무과 감사팀과 함께 조교협의회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부당한 지시(갑질)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중복선택) ‘사적 심부름’이33.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과도한 업무하달이 18%, 폭언·욕설형이 17.3%, 시험 채점 및 실험수업 대신 참여가 13.7%로 뒤를 이었다. 폭언·욕설형 사례에는 “일처리를 그딴 식으로 하느냐!”며 면박을 주거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르겠다.”고 모욕감을 주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 특히 “커피는 여자가 타야 맛있지.”, “아가씨가 따르는 술이 맛있다.”, “옷을 예쁘게 입고 다니면 분위기도 좋아지지 않냐.”며 성별을 이유로 특정 행동을 요구하고 여성을 관상용 취급을 하는 등 성희롱 피해 발언(3.6%)도 사례도 접수됐다.
 
1년마다 재임용 여부가 결정되는 대부분의 조교들은 재임용 권한을 갖고 있는 담당 교수의부당한 요구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교 ㄴ 씨는 “재임용을 안 해준다고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는 타과 조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있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교수가 임용권을 가지고 있고, 평소에 교수님들과 일을 같이해야 하니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조교 ㄷ 씨는 “직원의 업무까지 조교가 떠밀려 하는 경우도 많다.”며 “조교는 교수와 직원사이에서 여기 저기 치이는 ‘을’ 중의 ‘을’이다.”고 말했다.
조교 ㄹ 씨는 “교수가 조교에게 학생들에게 자신의 과목을 수강신청 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며 이럴 때면 학생들에게 수업을 ‘강매’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토로했다. 원하지 않는 수업의 수강 신청을 강요받은 경험이 있다는 인문대 ㄱ씨는 “전공수업 여석을 열어줄 수 있는지 학과실에 문의했더니 조교 선생님이 ‘다른 수업을 수강신청하면 여석을 열어주겠다’고 말했다.”며 “전공수업을 안 들을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계획에도 없던 과목을 추가로 신청 했다.”고 토로했다. 조교 ㄹ 씨는 “교수들이 수업이 폐강되거나 수강인원을 줄이지 못하는 등 강의 관련 문제 책임을 조교에게 묻고, 그 일을 못했을 경우에는 무능한 조교 탓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조교협의회는 “조교 재임용 사유 및 평가에 교수의 권한을 축소하고 보다 객관적인 평가나 정량적인 지표를 넣을 수 있도록 평가안이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조교가 겪은 대학 내 갑질 사례
- 교수 개인의 김치 구매, 호텔 예약·변경 요구
- 교수 개인 연구 관련 비용 처리 지시
- 업무와 관련 없는 회의 참석 요구
- 교수의 연말 정산 업무 처리 요구
- 교수의 자녀 과제 처리
- 자택 컴퓨터 프로그램 설치와 자택 택배 수령 요구
- 교수 대신 실험 수업, 강의, 출석 체크, 시험 감독 요구
- 과목이 폐강되지 않도록 학생에게 수강 독려 지시
- 폐강 책임을 조교 무능력으로 질책
- 음주 후 대리 운전 요구
- 새벽 출근을 요구하거나 퇴근 후나 주말에 교수 사적 업무 지시
- 외모나 성적 비하 등 비인격적인 언행이나 태도
- 출산 휴가, 연가 등에 불편한 눈치 주기나 발언
- 성희롱 문제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발언
- 나이를 거론하며 은근한 퇴사 압력
- 직원·조교에게 규정에 어긋나는 교수의 전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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