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보장하지 않는 사회…‘나’를 위한 구매
 
# 장문영(생명과학기술·18) 씨는 평소에 쓰는 물건들을 ‘마리몬드’에서 구매한다. 이미 십만 원 가량의 물품을 마리몬드에서 구매한 장 씨는 자신의 소비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앞으로도 마리몬드를 애용할 계획이다.

# 이수현(정치외교·17) 씨는 세월호 배지와 마리몬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배지를 구매해 착용중이다. 자신이 먼저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도 세월호나 위안부 문제에 경각심을 갖게 될 거라는 생각에서다. 이 씨는 제품을 구매할 때 주로 크라우드 펀딩을 자주 활용하는데, 몇 달 전에는 시에라리온 긴급식수지원 사업을 돕고자 네이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해피빈’을 통해 ‘팀앤팀’ 다이어리를 구매했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하고 소비행위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제품의 가격이나 성능보다 자신의 신념과 만족감이 소비의 기준이 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소비행위를 일컫는 미닝아웃, 플라시보 소비, 소확행 등의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 신조어와 함께 2030 소비 트렌드를 <전대신문>이 분석해봤다.

신념을 밝히는 새로운 소비 ‘미닝아웃’

타인에게 밝히기 어려워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만의 취향이나 생각, 사회·정치적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옷이나 가방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은 슬로건 패션이 대표적이다.

구매가 기부와 연결되는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의 50%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데 기부하는 ‘마리 몬드’, 수입금 전액을 위안부 문제해결활동에 사용하는 ‘희움’, 국내외 비영리재단을 통해 빈곤아동을 돕는데 수익금 일부를 사용하는 ‘비마켓’ 등이 그 예다.

SNS라는 가상공간의 발달과 타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가치 충족적 욕구가 결합돼 나타난 미닝아웃(Meaning-out) 소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미닝아웃 ‘가심비’

가격이 아닌 자신의 만족을 중시하는 ‘가심비’ 소비도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 형태는 소확행, 욜로(You Only Live Once) 트렌드와 같은 현재 지향적 가치관과 심리적 안정감의 추구가 기반이 되어있다.

소비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되면 제품의 성능과는 관계없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소비형태를 ‘플라세보 소비’라고 한다. ‘굿즈(Goods)소비’와 ‘홧김비용(시발비용) 소비’가 대표적이다.

가심비 소비도 미닝아웃 소비의 일환이다. 심리적 안도감을 얻기 위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활용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이 그 예다.

박해광 교수(사회)는 “미닝아웃과 같은 사회적 움직임의 경우, 예전부터 존재해왔다.”며 “SNS의 발달과 더불어 젊은이들이 정체성과 정치의식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 됨으로써 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2030세대가 자신의 만족을 중요시 하는 소비를 하는 것에 대해 박 교수는 “사회가 더 이상 미래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지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며 “긍정적 측면에서는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의 즐거움을 찾으려는 노력이 소비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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