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주인공인 의미 있는 졸업식이 돼야 한다.

지난 24일 우리 대학 민주마루에서 제66회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학사모를 쓰고 웃음꽃을 피운 졸업생들의 환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 밝은 얼굴들은 관중석과 연단에서 오래 볼 수 없었다. 졸업장을 받은 학생들이 자리에서 빠르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마지막 식순인 교가 제창 때는 휑한 객석만이 남았다.

졸업식은 지난 값진 시간들을 떠올리며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졸업생들을 축하하는 자리이다. 하지만 예상 가능한 식순에 따라 원고를 읊고 박수만 치는 형식적 행사에 머물러 졸업식의 의미를 잃고 있다.

졸업식이 학생들의 발을 붙잡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학생들이 졸업식을 끝까지 함께해야 하는 의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졸업식의 어느 순서 하나 학생들의 얼굴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는 자리가 없다. 연단은 총장과 교수들의 자리일 뿐 학생들은 학위를 수여받고 연단에서 빠르게 내려가는 모습이 반복될 뿐이다. 학생들의 잔치는 식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민주마루 밖 기념촬영으로 대신한다.

묵은 의례에 폐단이 있다면 이제는 방향타를 돌려야한다. 학생이 주인공인 졸업식으로 변화해야한다. 사회로의 한발을 내딛기 전 졸업이라는 인생의 과제를 끝낸 기쁨을 졸업식에서 학우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총장과 총동창회장과 같은 고정된 연사 뿐 아니라 총학생회장과 단과대 회장을 비롯한 학부생들의 생생한 축사나 초청 인사가 전하는 값진 조언을 들을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4년간의 학부생활에 온점을 찍을 졸업식의 주인공은 학생이다. 다음 졸업식은 학생들의 활기가 민주마루 안에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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