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을 통과한 작품은 「문예창작론」, 「아마도 성운이 눈이 된다면」, 「문고리 돌리는 방법을 잊었습니다」, 「나들이」 등 네 편이었다.

「문예창작론」은 표절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전개하여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의 결말이 단순한 반전 이상의 주제를 전달하고 있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마도 성운이 눈이 된다면」은 부모와 화해하지 못하는 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자칫 파편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많은 장면들을 이미지로 연결해 낸 능력도 돋보였으나, 작위적인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 흠이다.

「문고리 돌리는 방법을 잊었습니다」는 외고집으로 살아온 노인이 공공 화장실에 갇힌 사건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며 가족과 화해하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문학적 수련이 엿보이는 공들인 문장도 이 작품의 강점인데, 성급한 결말 처리가 아쉽다.

「나들이」 는 왕따를 당하는 이의 내면을 치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나의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이 규정하는 수많은 ‘나들’에 의해 왜곡되게 형성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인물, 그가 겪는 외로움과의 사투, 극복의 의지를 간결하고 담담한 문장으로 투명하게 드러냈다. 인물의 내면여행과 주제의 진정성을 높이 사고 싶다.

소설은 결국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독자가 소설을 읽으면서 심리적, 철학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건을 통해 인물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드러났을 때인 것이다. 「나들이」를 당선작으로, 「문고리 돌리는 방법을 잊었습니다」를 가작으로 삼는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