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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가작>날다람쥐의 숨결에 적힌 이름2018전대신문 문예작품현상공모 시 부문 가작 입상작
이덕재(철학·17)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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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14: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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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바람에 걸어 놓겠습니다
날다람쥐의 숨결에 적은 이름만 제 이름입니다

누군가의 혀에서 목소리가 피어나면 저는 그것을 조물조물 만져 봅니다 쓰다듬기도 하고 제 혀에 넣어 보기도 해요 목소리의 질감으로 저는 그 사람의 이름을 상상해봅니다
목소리를 굴리고 뒤집고 뒤틀어 보면 목젖 너머 동굴에 바람이 고입니다
허파와 위장과 십이지장으로 바람이 쪼르르 떨어지면 빛살이 흐드러지게 튀어나옵니다

저는 이름을 물어보지 않아요 그건 아무도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니까요 언제부터 숨을 쉬기 시작했는지 아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대신 계단을 내려가다 지갑처럼 떨어뜨렸던 기억들에 대해 묻습니다 그 사람이 밝혔던 자신만의 조명에 대해 묻습니다 응고된 시간을 한 올씩 풀어 헤치는 엽서 같은 것이 당신의 서랍에 있는 지요

날다람쥐는 죽기 위해 투신하는 게 아니래요

따라서 누구나 허파에 날다람쥐 한 마리씩은 키우고 있는 겁니다
제가 틀렸다면 어째서 사람들은 날아다니는 걸까요?
헐값에 팔아버린 기타를 다시 가져오는 발자국 마다 그림자가 묻어있습니다
낡은 소파에 앉아 바람 위에 발을 올려놓고 줄을 튕기면
소파가 날아갑니다 발도 바람처럼 사라지고 심지어 기타도 없어집니다
날다람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으신다면 이건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

머리를 공기 깊숙이 숨겼지만 모두가 보고 있는 걸요 정작 저는 입가에 묻은 바람 같은 걸 볼 수 없는데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처럼 저마다 자기 이름을 제 안에서 움트지 않으면 자기 얼굴을 볼 수 없다는 말이 맞는 건가요

언제부터 제 머리에 손을 언지고 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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