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미술 서적이 귀했던 시절 관련된 서적을 하나 둘 모으는 취미는 그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광주 계림동 미술 책방 학문당’의 안명원 사장(75) 이야기다.

삶과 미술을 분리해서 논할 수 없다는 안 사장은 40년 째 미술 책방을 지키는 중이다. 계림동에 둥지를 튼 것은 3년 전이다. 기존에는 예술의 거리에서 장사를 해왔으나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며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장소는 바뀌어도 미술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다.

“세상이 많이 변했어요. 책장을 넘겨가며 필요한 정보를 찾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검색만 하면 어떤 정보든 쉽게 얻을 수 있게 됐잖아요.”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온라인 주문 제도도 도입했다.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안 사장은 바빠진다. 손님이 책을 받았을 때 새 책을 받은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책에 앉은 먼지들을 꼼꼼히 털어낸다. 투박한 재질의 포장지로 정성들여 포장하고 주문지 주소도 일일이 직접 적는다.

이제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책들과의 의리로 책방을 운영 중이라는 안 사장은 “책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활자 매체의 힘은 영원하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자료일 수 있기에 둘 사이의 다리 역할을 자청한다. 안 사장은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이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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