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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넘어 스마트한 소통으로■1591호 기고
전정미(상명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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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6  16: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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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대나무 숲에 와서 평생 지켜왔던 비밀을 털어놓은 사람. 임금님의 모자를 만드는 복두장은 대나무 숲 밖에는 이야기할 곳이 없었을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까?

삼국유사 경문왕 편에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나무 숲에 털어 놓은 복두장이 나온다. 2천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대나무 숲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도 어쩌면 복두장의 간절함과 답답함과 같은 마음으로 대나무 숲에 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신체의 일부분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원하기만 하면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누군가와 ‘카톡’을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다. 스몸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주고받고, SNS로 일상을 나누었는지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이다. 대나무 숲에는 누가 무슨 이야기를 남겼는지 수시로 살펴보고 종종 쉬리나 빅스비를 불러내 이야기 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그런데 아직도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스마트폰을 활용한다고 해서 우리의 소통도 스마트해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쉽게 말하지 못하는 사회, 내가 누구인지 밝히기보다는 익명이라는 또 다른 이름 뒤에 숨어서야 이야기하게 되는 사회, 그리고 말로 생각을 전하는 것보다 문자로 전하는 것이 더 편한 사회.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보다 기계와 이야기하는 것이 더 재미있는 사회. 그러면서도 우리는 또 소통의 중요성을 말한다.
의사소통은 참여자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말을 많이 하거나 말을 할 기회를 준다고 해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하고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답답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의 과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우리가 하루에 사용하는 언어 기능 중에서 듣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또 듣기가 잘 되어야 적절한 말하기가 될 수 있지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 말만 하고 싶어 한다. 소통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들어주는 사람이 어떻게 듣는가에 따라 그 성패가 달라진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활용한 우리의 소통은 어떠한가?

문자가 글자 그대로 읽힌다는 것은 때때로 소통이 실패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카톡에 남긴 친구의 “어디야?”라는 메시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상황에 대한 인식은 항상 ‘나’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나의 상태에 따라 메시지는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문자’의 내용을 해석하지 말고 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내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글자보다는 얼굴을 보고, 그의 목소리를 들어주어야 한다.

의사소통이 잘 될 때, 우리는 ‘마음이 잘 맞는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마음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서로의 마음을 알기 위해 상대방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상대방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내 대화의 상대자를 바라보고 그의 마음이 어떤지, 그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귀 기울여 주어야 한다. 우리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빠진 부분을 상대방의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학생, 교수, 교직원 등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확대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지도교수와 학생 사이의 상담도 활성화하고 학교 정책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도 거친다. 또한 새로운 규정에 대한 설명회도 진행하고 정레적인 대화의 장도 마련한다. 그렇지만 생각만큼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팀플 수업에서 같은 팀 조원에게 문자 메시지만 보내고 끝내는 게 아니라 서로 얼굴을 보고 팀 활동을 힘들어 하는 팀원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것, 학생들의 꿈이나 진로고민에 대해 조언부터 하기 보다 인생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다려 주는 것, 어려운 시기에 수립한 학교의 정책이니 무조건 따라만 오라고 하기 보다는 그와 같은 정책 수립의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교수들에게 기꺼이 설명해 주는 것, 다소 번거롭게 보이는 이와 같은 과정이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스마트 한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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